'Mnet, 아이돌을 만들고 싶어?' 라고 묻는다면 답은 '아이돌학교'에 있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성공으로 재미를 본 Mnet이 더 자극적인 걸그룹 서바이벌을 만들었다.
13일 오후 첫 방송된 '아이돌학교'에서는 41명의 아이돌 지망생들이 입학식을 열고 서열로 정리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11주 동안 생방송 문자투표를 받아 최상위 인기 멤버 9명을 가리게 된다.
첫 방송에서는 '프듀 시즌1'에서 남다른 미모로 주목받은 이해인이 1위를 차지했다. 이해인의 등장은 이미 '아이돌학교'의 지원자격에 모순이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신유선PD는 "일반인이 얼마나 성장하는지 지켜보고 교육시켜 데뷔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는데, 이해인은 소속사 SS의 연습생이었으며 '프듀'를 통해 얼굴을 알렸고 포털사이트에는 소속그룹이 아이비아이로 나온다. 방송에서도 다수의 학생들이 이해인 등장에 "연예인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해인 뿐만 아니라 전 연습생이 다수 눈에 띄었고 심지어 배우 이유영도 있었다. JYP 출신 연습생 나띠는 노래·안무·체력을 바탕으로 한 사전평가에서 1위를 받고 생방송 문자투표에서도 2위에 올랐다. SM 출신 서헤린은 4위, JYP 출신 이채영과 박지원은 각각 3위와 5위에 랭크되는 등 실력과 인지도 면에서 기량차이가 드러났다. 신유선PD는 "데뷔 이력이 있다고 해서 못 나오면 역차별"이라고 했지만 일반인 친구들은 부당한 차별을 보호받지 못한 꼴이 됐다.
두 번째 모순은 리얼리티에 있다. "'프듀'는 서바이벌이고, 우리는 리얼리티"라고 했던 PD의 말은 마지막 취침시간으로 거짓이 됐다. MBC '진짜사나이'처럼 내무반 같은 공간을 꾸며놓고 일종의 교관 격인 매니저를 뒀다. 소등하는 순간까지 풀메이크업으로 눈을 감는 학생들의 모습은 리얼이 아니었다. 또 생방송 문자투표를 오픈하는 과정에서 마네킨처럼 웃으며 조신한 모습을 꾸며낸 학생들의 얼굴 또한 어색함 그 자체였다. 그나마 리얼리티를 살려 보여준 솜혜인의 퇴교 과정은 시사프로그램 잠입취재 카메라 구도를 따라하는 듯 했다.
서바이벌 또한 맞았다. 생방송으로 학생들을 줄세우는 '아이돌학교'에 당연히 경쟁과 견제, 생존의식 등이 빠질 순 없었다. "의외로 잘한다" "긴장이 됐다" "다들 예쁘더라" "당연히 1등이다" 등의 서로를 견제하는 인터뷰 내용들이 주였다.
분홍색으로 가득찬 세트와 일본 교복과 체육복을 떠올리게 하는 의상들은 앞서 불거진 외모지상주의나 성 상품화 논란에 불을 붙였다. '여성=분홍'이라는 고정관념으로 국방색에서 핑크빛으로 옷을 갈아입은 내무반과, 우리나라 학교 체육복 길이보다 한참 짧은 핫팬츠를 입고 스쿼트로 체력테스트를 받는 모습이 일부 커뮤니티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회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방식 또한 '굳이'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단순한 순위 발표식이라면 '프듀'처럼 VCR로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또 문자투표가 진행된 이후 솜혜인의 퇴교 사실을 알린 것 또한 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100원의 유료 이용료가 드는 문자투표를 했는데 무의미한 일이 돼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