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영광(30)이 연기 도전 8년 만에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2008년 모델로 첫 출발을 알린 그는 이듬해 MBC '트리플'을 통해 모델 출신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훈훈한 외모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고 끊임없는 러브콜 속 다작하며 8년 넘는 시간을 보냈다. '2%의 아쉬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대박이 터지는 작품이나 연기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생작을 만나지 못했다. 그러던 터 김영광은 MBC 월화극 '파수꾼'을 만났다. 속물 검사의 허세 가득한 모습부터 복수를 철저하게 계획하는 냉철한 면모로 똘똘 뭉친 장도한을 만나 높은 흡입력을 보여줬다. 드디어 탄생한 인생 캐릭터였다. 김영광은 첫 회부터 몰입도 높은 연기력으로 웰메이드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 활약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종영 후 만난 그는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힘이 났다"면서 행복함을 표했다.
>>②편에 이어
-홍종현·이수혁 등 모델 출신 연기자들과 만나면 연기에 대해 얘기하나. "개인적인 얘기만 한다. 다들 연기하고 그러면 촬영할 때 연락을 잘 못 한다. 만나서 근황을 얘기하면 촬영장 이야기만 나온다. 연기 얘기를 안 하는 게 더 재밌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최근에는 거의 못 봤다. 요즘에야말로 다들 바빠서 심심한 것 같다. 서로 연기하는 걸 보면서 뿌듯한 것도 많고 대견한 것도 많다. 마음속으로 뭔가 응원하게 된다. 남자들끼리만 있어서 실제 만났을 때의 따뜻함은 별로 없다."
-김우빈이 현재 비인두암으로 투병 중이다. "걱정된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힘이 되어줘야 하는데 미안해서 연락을 잘 못 하겠다.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SBS '주먹쥐고 뱃고동'은 김병만 때문에 하게 됐다고 하더라. "'정글의 법칙'의 팬이었다. 그걸 보면서 되게 멋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바로 김병만 형이다. 힘든 상황에도 스스로를 믿고 움직이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집도 직접 짓고, 스카이다이빙도 하고. '주먹쥐고 뱃고동' 하자고 연락 왔을 때 바로 한다고 했다. 진짜 멋있는 사람이다."
-'정글의 법칙'에 도전해볼 생각은 없나. "물고기 잡고 나무에 올라가고 그런 거 좋다. 피부도 약간 까매서 타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주먹쥐고 뱃고동'에서 동갑내기 경수진과 러브라인을 그리고 있다.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다. 근데 연락하지 않아도 잘 맞고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있지 않나. 수진이와 그렇다. '아홉수소년' 때 서로 주먹질하는 사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친해졌다. 정말 잘 맞는다. 양자택일을 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수진이랑 동시에 말한 게 다 맞더라. 서로 정말 놀랐다."
-우정에서 사랑이 될 순 없나.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웃음) 겪어봐야 알 것 같다. 근데 연락을 어쩌다 한 번 정도 해서 겪을 상황도 없다.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 촬영하다가 보는 게 다인데 볼 때마다 너무 편하다."
-영화 '너의 결혼식'을 긍정 검토 중이더라. 박보영과 재회하는 것인가. "보영이와의 재회에 걱정스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보영이야 잘하기도 하고 워낙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이지 않나. 이 작품을 하게 된다면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대표적인 '여사친(여자사람친구)'은 누가 있나. "수진이도 있고, 모델 일을 같이했던 (강)승현이도 있다. 성격이 짱이다. 진짜 털털하다. 주변에 여자친구들보다는 남자친구들이 훨씬 많다. 남녀공학을 나오지 않아 사실 여자분들한테 말을 잘 못 한다. 그럴 기회가 별로 없었다. 성인이 된 이후에, 연기활동을 하면서 뭔가 그런 자리가 더 많아질 줄 알았는데 딱히 그런 것 같진 않다."
-작품이 끝났는데 이제 무엇을 할 계획인가. "장도한이 보고 있는 시선이 너무 외로웠다. 안과 밖이 다르지 않았다. 연기하면서 스스로 외롭고 슬퍼졌다. 굉장히 안쓰러웠다. 캐릭터에 대해 연민을 가지고 연기했는데 이제 끝이 났으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낚시를 하고 싶다. 낚시를 두어 번 해봤는데 재밌더라. 던져 놓고 기다리는 게 좋았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 좀 느리게 만들고 싶다."
-연애는 안 하나. "정말 연애 안 한 지 오래됐다. 얘기할 거리가 없다. 너무 슬프다. 연애하고 싶다. 이젠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모르겠다. 안 생긴다. 내가 너무 한심해 보인다."
-배우로서의 목표는. "일을 시작한 지는 10년, 연기를 시작한 지는 7, 8년 정도가 된 것 같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연기란 것에 대해 단련이 되고 깊이 빠질 수 있게 되면서 연기가 즐거워졌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 김영광만의 할 수 있는 표현방식을 키워나가고 싶다.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이번에 장르물을 하다 보니 전쟁 영화에도 관심이 생겼다. 재난 드라마도 해봤지만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인간이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재난이 오면 어떻게 바뀔까' 하는 표현에 관심이 가더라. 극한의 상황에도 영화 '고지전'처럼 인간다움이 있으면서도 전쟁터로 변하면서 인간의 이기심이 나오는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