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이 4억여원 상당의 회사 미술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이 부회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그룹 창업자의 딸인 이 부회장은 회사가 보유한 미술 작품의 매입·매각, 전시, 보존 임대 등 관리 업무를 총괄하면서 일부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2월 경기도 양평군 오리온 양평연수원에서 보관하던 회사 소유의 미술품인 마리아 퍼게이의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드 테이블'을 계열사 임원을 시켜 자택에 놓아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작품은 시가 2억5000만원 상당이며, 이 부회장은 집에 진품을 가져가는 대신 연수원에는 모조품을 갖다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회장은 2015년 5월 용산구 오리온 본사 부회장실에 걸어 놓은 장 뒤뷔페의 '무제'를 빼돌려 자택에 옮겨 놓기도 했다.
이 작품은 오리온이 계열사 쇼박스로부터 빌린 것으로 가치는 1억7400만원 상당에 이른다.
애초 이 사건은 시민단체들이 올해 3월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회사 소장 미술품을 횡령했다며 고발해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검찰은 담 회장의 혐의점은 찾지 못했고 이 부회장이 혐의가 있다고 보고 기소했다.
오리온 측은 "2백여 점의 미술품을 관리하다 보니 관리 소홀로 인한 실수가 발생했다"며 "이 부회장이 개인 소유 미술품들을 회사에 무상으로 대여하는 부분도 많으며, 미술품을 빼돌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외에 검찰은 담 회장에 대해 제기된 2건의 고소·고발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지난 2월 동양채권단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담 회장과 아들을 증여세 포탈 혐의로 고발했다.담 회장의 처형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도 동양사태 피해자들의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해 재산을 은닉했다며 함께 고발했다.
이혜경 전 부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의 첫째, 둘째 딸로 이들의 남편인 현재현 전 동양 회장과 담 회장은 동서지간이다. 동양그룹과 오리온그룹은 2001년에 분리된 형제 그룹이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