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인 폴리테이너는 TV 프로그램 출연으로 인지도를 쌓는 정치인을 뜻한다. 정치인이었거나 현직 정치인들이 소재와 장르를 불문하고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과거에도 폴리테이너는 있었다. 국회의원 출신 강용석이 JTBC '썰전'을 시작으로 여러 예능에 고정 출연했다. 국정논란 사태와 이어진 장미대선 당시 각종 종편 채널의 프로그램에 정치인들이 대거 출연했다. 그리고 참여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유시민 작가가 이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유시민 작가는 '썰전'으로 처음 발을 디뎠고 정곡을 찌르는 듯 시원하다가도 때론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토크로 인기를 얻었다. 이어 나영석 PD 사단의 tvN '알쓸신잡'에 출연하면서 박학다식 수다왕 이미지까지 얻으며 예능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유 작가가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자 정치인들의 예능 진출이 가속화됐다. 이전엔 전직 정치인들이 폴리테이너로 불렸다면 지금은 현직 정치인들까지 TV로 진출하고 있다. 현재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에 이재명 성남시장이, tvN '둥지탈출'에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고정 출연 중이다. KBS 2TV '냄비받침'에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안희정 충남지사가 출연했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게스트로 나올 예정이다.
국정논란 사태 및 장미대선 당시부터 폴리테이너 열풍이 일기 시작했다. 정치가 시청자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수요가 있으니 예능 제작진은 정치인 섭외를 원했고, 정치인은 예능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쌓길 원했다. 제작진과 정치인 그리고 시청자 모두의 니즈가 맞아떨어졌다.
폴리테이너 열풍은 정치를 친근한 것으로 만들었다. TV를 켜면 볼 수 있는 정치인, 웃음 섞인 농담처럼 정치를 논하는 토크쇼,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되는 정치 이슈 등은 정치와 평범한 유권자 거리를 좁혔다. '냄비받침'에 출연, 방송인 이경규와 서울시장 출마설 이야기까지 나눠 눈길을 끈 추미애 대표는 "정치인과 정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고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방송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 폴리테이너 열풍이 뜨거워질수록 정치인들의 이미지메이킹용 도구로 변질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편집과 스토리텔링으로 출연자의 없던 이미지도 만들어 내는 것이 예능 프로그램이다. 특히 현직 정치인들이 정치와 관련 없는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단순한 인지도 쌓기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