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가 26일 개봉한다. 지난 여름 1300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자 올 여름 극장가 최고 기대작이다. 개봉을 이틀 앞둔 24일 예매율 62.4%(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를 기록했다. '히말라야' '베테랑'으로 쌍천만 배우 타이틀을 단 황정민, 여기에 송중기·소지섭 등 톱스타가 함께 했다.
줄거리 :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 감독 : 류승완 출연 : 황정민·송중기·김수안·소지섭·이정현 등 개봉 : 7월 26일
김연지 기자의 신의 한 수 : '군함도'를 살린 건 8할이 김수안이다. 함께 출연한 다른 성인 배우들의 연기를 씹어먹을 정도로 단연 최고다. 극 중 아빠 황정민과 일상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선 리얼한 연기에 웃음이 빵빵 터진다. 조선 여인 말년 역을 위해 43kg에서 36.5kg으로 체중 감량한 이정현의 몰입도 높은 연기력은 훌륭하다. 비중이 많지 않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하시마탄광 등 군함도를 리얼하게 구현해냈다.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 제일 잘한 건 이야기의 완급조절이다. 철저히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하고 있고 한일관계에 예민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했지만, 논란이 되지 않게 적정 선을 지키며 영리하게 상업영화로 만들었다. 반일영화 색은 1%도 담기지 않았다.
조연경 기자의 신의 한 수: '피가 뜨겁게 끓는 것'이 아니라 '차갑게 식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일제강점기 영화와 가장 큰 차별점이자 '군함도' 만의 강점이다. "신파는 없다",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작품이 될 것이다"는 류승완 감독의 예고가 어느 포인트를 뜻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다. 냉정하고 건조한 시선이 신선하다.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빠른 스토리 전개 방식을 자랑한다. 액션·스릴러·멜로·코믹·드라마까지 모든 장르를 섭렵하며 다양성을 추구한다. 일제강점기에 등장할 법한 모든 인물을 캐릭터화 시켰다. '부산행' 때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 "김수안은 천재다"라는 평을 '군함도'가 입증시킨다. 천재가 맞다.
김연지 기자의 신의 악수 : 관객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게 영화엔 마이너스 요인이다. 꼭 알아야할 역사를 다뤘고, 영화를 제작한 취지와 기획력은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상업영화로 두고 평가했을 때 아쉬운 포인트가 많다. 고증을 통해 역사적 배경을 리얼하게 담아냈지만, 픽션을 가미한 부분이 약하다. 등장인물도 많고 시대배경까지 풀어낼 이야기가 많은 탓인지 각 인물들이 가진 사연과 스토리라인이 쫀쫀하지 못 하다. 소지섭과 송중기 캐릭터는 겉도는 느낌이다. 소지섭은 극 중 종로 주먹 최칠성 역을 맡았다. 캐릭터가 과하게 멋있게 그려졌다. 극 중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무영 역의 송중기가 나올 땐 자꾸 KBS 2TV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가 오버랩된다.
조연경 기자의 신의 악수 : 눈물을 기대한다면 착각이자 오산이다. '무한도전' 군함도 특집이 선사한 감동과 분위기를 영화 '군함도'에서는 느낄 수 없다. '뻔하지만 뻔하지 않다'는 것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포인트다. 지루하지는 않지만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사연없는 캐릭터가 없고 구구절절 대사로 설명한다. 중구난방이다. 누구 한 명에게 집중할 수 없다. 산만한 전개 방식은 차오르는 감동을 알아서 눌러 담게 만든다. 경쟁작 '덩케르크'와 '택시운전사'가 관객을 시대와 사건의 한 가운데로 이끌어 공감하게 만든다면 '군함도'는 철저히 관찰자 시점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군함도'를 봤지만 군함도가 남지 않는 묘한 느낌이다. 무엇보다 이경영에게 너무 많은 대사를 할애했다. '암살' 등 여러 영화가 오버랩 되는 것은 관객 잘못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