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LG 순위 경쟁에 키플레이인 새 외인 타자 제임스 로니(32)가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호쾌한 스윙은 기대한 수준이다. 경기 감각 회복은 숙제로 남았다.
로니는 루이스 히메네스의 대체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빅리그에서 11시즌을 뛰면서 1443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84·108홈런·669타점을 기록했다. 한때 LA 다저스의 4번 타자까지 맡을 만큼 타격 능력을 인정받았다. LG의 화력 강화가 기대됐다.
27일 잠실 넥센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3번 타자 겸 1루수로 나섰다. 1회초 수비에선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2사에서 3번 타자 서건창의 땅볼을 잡은 유격수 오지환의 송구가 다소 짧았고 로니가 이 공을 놓쳤다. 송구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이었다.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새긴 숫자 '1'의 기록은 실책이었다.
타석에서 만회했다. 1회말 2사에서 상대 선발 최원태를 상대했다. 초구를 받아쳐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려냈다. 장타성 타구였다. 하지만 야수의 신속한 공 처리, 1루 베이스를 돈 뒤 한 차례 발을 헛디딘 로니의 주루 탓에 1루타에 그쳤다. LG는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일단 첫 타석에서는 좋은 인상을 남겼다. 당겨치는 스윙의 힘과 콘택트 능력 모두 좋았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팀 득점에 기여했다. 3회말 1사 2·3루에서 타석에 나선 그는 사구로 출루했다. 첫 승부 초구에서 장타성 타구를 맞은 최원태가 다소 의식하는 투구를 했다. 만루에서 나선 4번 타자 양석환은 좌전 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처음 접해보는 리그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실전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몸 상태여야했다. 호쾌한 스윙을 보여줬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세 번째 타석 최원태와의 승부가 그랬다. 양상문 감독의 설명대로 선구안은 좋았다. 하지만 높은 코스로 들어오는 속구 대처가 다소 느렸다. 실투도 놓쳤다. 제대로 맞은 타구의 질은 매우 좋았다. 대부분 낮은 공이었다. 이 타석에서 로니는 볼카운트 2-2에서 낮게 떨어지는 채원태의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수비는 무난했다. 직접 자신에게 향하는 타구가 많지는 않았지만 무난하게 처리했다.
이날 경기 네 번째 타석에서도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번에도 다소 높은 코스 공에 배트가 나오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8회초 구원 투수 이보근의 속구가 가운데로 몰렸지만 탄도만 높은 우측 뜬공이 나왔다. 로니의 데뷔전 마지막 타석이었다. LG는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타석에서 위압감을 주는 타자였다. 통산 타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콘택트 능력도 기대를 높였다. LG는 이날 타순 조정을 통해 최적 타순을 찾으려 했다. 박용택은 리드오프로 나서 3안타를 기록했다. 백창수도 안타 한 개, 희생번트 한 개를 기록하며 연결고리인 2번 역할을 잘 했다. 양석환도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며 4번 타자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로니의 기본 능력은 경력을 수긍하게 했다. 몇 경기 더 지나면 진가가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