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신세계가 거침없이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생수와 소주 등 익숙한 식음료 시장은 물론, 친환경차의 대표 주자인 전기차 판매에도 뛰어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백화점·쇼핑몰 등의 출점 규제 강화 움직임이 일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생수 시장 '첨벙'
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달 중순 생수 시장에 진출한다.
경기도 가평군의 천연광천수로 만든 '올반 가평수'를 출시하고 전국 이마트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앞서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작년 12월 생수 제조업체 제이원을 자회사로 인수하며 생수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신세계는 100개가 넘는 생수 브랜드 사이에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올반' 브랜드를 생수에 도입했다.
또 국가 지정 자연공원인 연인산 도립공원, 명지산군립공원에 인접한 청정지역인 가평의 인지도를 연계했다.
올반 가평수는 지하 200m 화강암반 대수층에서 뽑아 올린 천연 미네랄 암반수다. 10~20년간 화강암반층 자연필터를 통과한 깨끗한 천연광천수를 일체의 화학 처리 없이 천연필터로만 정수해 자연 그대로의 깨끗함을 유지했다. 용량은 0.5ℓ와 2ℓ 두 가지 종류며, 가격은 각각 290원, 580원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3년 내에 국내 생수 시장 5% 점유를 목표로 키워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푸른밤'으로 소주 시장 도전장
신세계는 주류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와인과 수제맥주에 이어 이번에는 소주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제주소주의 새 브랜드 이름으로 '푸른밤'을 정하고 현재 제품 출시를 위한 막바지 담금질이 한창이다.
출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가능한 한 이른 시간 안에 선보이겠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다.
첫 모델은 걸그룹 '씨스타' 출신의 소유를 선정했다. 소유의 건강하면서도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이 '푸른밤'과 잘 어울리고, 또 소유가 제주도 출신이라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제주소주 관계자는 "푸른밤은 먼저 이마트 등 신세계 유통망을 통해 전국에서 판매된다"며 "제주도의 깨끗한 물로 만든 데다 기존과 다른 공법을 대거 도입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도 팔아요"
신세계는 친환경차의 대표주자인 전기차 판매에도 시동을 건 상태다.
지난달 27일 이마트 하남점에 스마트 모빌리티 편집숍 'M라운지'를 열고 2인승 초소형 전기차 'D2'의 판매에 돌입했다.
마트에서 자동차 판매는 물론이고 전기자동차 판매는 이번이 최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전기자동차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 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친환경 동력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를 스타필드 하남점에 국내 첫 매장으로 입점시키며 전기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 왔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전기차의 혁명이라 불리는 테슬라의 유치를 성공시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며 진두지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전기자전거를 필두로 스마트 모빌리티의 대중화를 이끌면서 향후 전기차, 전기오토바이로까지 영역을 확장시킬 계획"이라며 "모터쇼에서나 볼 수 있었던 초소형 전기차를 선보이는 것도 이 같은 취지"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신세계의 이 같은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대해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개척 의지는 좋지만 과도한 판 벌이기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남이 하면 나도 한다'는 무조건적인 문어발식 사업 확장 전략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52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 늪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한 면세점 사업과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편의점 사업(이마트24)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