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울리 슈틸리케(63) 감독 지휘 아래 대표팀에서 가장 큰 논란 중 하나가 바로 중국 슈퍼리그 소속 선수들의 발탁과 기용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파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며 장쑤 쑤닝 홍정호(28)를 비롯해 광저우 푸리 장현수(26·현 FC 도쿄), 상하이 선화 김기희(28) 등에게 대표팀 수비를 맡겼다.
이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면 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중국파 선수들은 모든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한국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강호도 아닌 카타르, 중국 등 한국 보다 약체들을 상대로 수비가 뻥뻥 뚫렸다. 그들은 비난의 중심에 서야 했다. 일부 팬들은 "중국 리그에서 뛰면 실력도 중국 현지화가 된다"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퍼붓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 감독이 부임 뒤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1박2일 일정이다. 신 감독은 5일 중국 광저우로 이동해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톈진 테다의 슈퍼리그 20라운드를 관전했고 6일 귀국했다.
핵심 점검 대상은 광저우 김영권(27)이었다. 대표팀 간판 중앙수비수였으나 지난해 9월 정강이뼈 골절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신 감독은 김영권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광저우를 택했다.
김영권이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신 감독의 중국행은 김영권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중국에서 뛰는 예비 국가대표 선수들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겠다는 의지가 들어있다. 김기희·김주영(29·허베이 화샤 싱푸)·황석호(28·톈진 테다) 등도 대상에 포함됐다.
점검은 마쳤다. 이제 결정만 남았다. 신 감독은 중국파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중국파 논란에서 잠시 비켜가는 것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이란)과 10차전(우즈베키스탄) 두 경기는 어떤 논란 없이 한 마음으로 진행시켜야 한다. 작은 논란으로 대표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때문에 슈퍼리그 소속 선수 발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 K리거에 중심을 두겠다는 말을 한만큼 논란을 부추기고 또 새로운 논란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는 요소를 처음부터 배제시키는 것이다.
반대로 정면돌파를 할 가능성도 있다.
신 감독은 "내가 필요한 선수,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는 어떤 선수라도 선발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방법을 택한다면 경기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중국파를 선발한다면 잠시 논란이 있겠지만 승리라는 하나의 요소로 논란을 말끔히 종식시킬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수비 전술 아래 중국파 선수들이 길을 찾지 못한 것이라고 신태용의 전술로 말해야 한다.
신 감독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당시 와일드카드로 장현수를 선발했다. 장현수의 수비력과 멀티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또 홍정호도 와일드카드 후보였다. 당시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반대해 무산됐다. 홍정호 대신 석현준(26·포르투)을 대신 발탁했다. 그만큼 신 감독 머릿속에는 장현수와 홍정호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