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클래식 사령탑들의 '줄사퇴'가 이어지면서 지도자 연쇄 이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14일 최윤겸(55) 강원 FC 감독과 남기일(43) 광주 FC 감독이 나란히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승격팀' 강원은 첫 시즌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리그 3위 이내라는 야심 찬 꿈을 꿨다. 강원은 목표에 걸맞게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정조국(33)을 비롯해 이근호(32), 황진성(32), 한국영(27) 등 전·현직 국가대표 출신을 영입하며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시즌 중반까지 리그 상위권에 머무는 '돌풍'을 일으켰던 강원은 최근 5경기 1승4패의 부진에 빠지면서 순위가 6위까지 떨어졌다. AFC 챔피언스리그 마지노선인 3위에서 멀어지자 최 감독은 더 늦기 전에 팀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아직 구단 숙소가 있는 강릉에 머무르고 있는 최 감독은 15일 일간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서 "3위 수원 삼성과 승점 9점 차다. 아직 AFC 챔스리그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서 어렵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광주는 강원보다 사정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시즌 중위권인 8위에 올랐던 광주(승점 19)는 올 시즌 줄곧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추락했다. 급기야 지난 5일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23)에 밀리며 리그 최하위(12위)로 떨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팀이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얇은 선수층을 데리고 꿋꿋하게 버텨 오던 남 감독도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남 감독은 구단을 통해 "K리그 클래식 잔류를 위해 모든 걸 쏟아 냈지만 결과를 내지 못했다. 경기를 운영할수록 한계를 느꼈고 강등을 막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현재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은 26라운드를 마친 상태다. 상위 그룹(1~6위)과 하위 그룹(7~12위)으로 나뉘는 스플릿 라운드(33라운드)까지는 팀당 7경기씩 남겨 뒀다. 33라운드가 가까워질수록 팀이 부진해 자의 혹은 타의로 지휘봉을 놓는 사령탑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석이 된 자리는 재야에서 칼을 갈고 있는 사령탑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 감독에서 물러난 최용수(44) 전 FC 서울 감독이 대표적이다. 최 감독은 K리그 시절 빅클럽 서울을 이끈 경험이 있는 데다 최근 축구대표팀 감독으로도 물망에 오를 만큼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홍명보(48) 전 항저우 감독과 김학범(57) 전 성남 FC 감독도 새 사령탑 후보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지냈고, 김 감독은 시민구단 성남을 이끌고 2014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