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흥행이다.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까지 성공시켰다. 영화 '청년경찰(김주환 감독)'이 손익분기점 200만 명을 넘어 300만 명 돌파까지 성공했다. 신인감독과 충무로 젊은피가 뭉쳐 여름시장에서 일궈낸 쾌거다. 그 중심에 충무로가 애정해 마다하지 않는 강하늘(28)이 있다. '스물(이병헌 감독)'에 이어 다시 한 번 선택한 청춘물. 이쯤되면 청춘물 전문배우다.
재미와 즐거움이 삶의 모토라는 강하늘은 흥행이라는 결과보다 본인이 서 있는 현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는 배우다. 스태프 이름을 외우는 것은 기본, 연기자의 부상은 숨겨도 스태프의 부상에는 위로와 격려를 빼놓지 않는다. '미담꾼'이라는 이미지도 천성이 그렇기에 피곤함이나 부담스러움은 없다고. "친구들과 만나면 욕도 하고 술도 진탕 마셔요"라고 고백해도 '착한 강하늘'은 변함없다.
모두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강하늘은 보란듯이 군 입대를 택했다.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 전문특기병에 합격한 그는 9월 11일 현역 입대한다. 담담함을 넘어 "헌병은 제 로망이었어요. 새로운 환경에서 쌓게 될 추억이 기대돼요"라며 싱글벙글 웃을 정도다. 입대 전에는 휴대폰을 비행기 모드로 바꾼 채 잠적해 훌쩍 여행을 떠날 계획. 끝임없이 쏟아지는 미담만큼 뚝심도 대단하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 투톱, 특히 버디무비에서 파트너만큼 중요한 것도 없지 않나. "운이 좋았다. 서준이 형과 함께 하게 된 것은 하늘의 뜻인 것 같고 운인 것 같고 막 그렇다.(웃음) 사실 누구를 만나게 되더라도 작품을 위해 서로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서준이 형과는 일단 노력이 필요 없었으니까. 속된 말로 '반 이상 먹고 시작하는 것'과 다름 없었다."
- 어떻게 그렇게 잘 맞을 수 있었을까. "모르겠다. 몰라서 잘 맞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사람마다 풍기는 분위기가 다르지 않나. 스윽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철벽같은 사람도 있다. 서준이 형은 직접 만나기 전 내 선입견 속에서 잘생기고 키도 크고 왠지 철벽같은 느낌이었다. 도도하고 시크해 보였다.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 근데 첫 만남부터가 반전이었다. 그 바보같이 순수한 웃음을 지으면서 '하늘씨!' 인사해 주는데 거기에 바로 마음을 열었던 것 같다."
- 연기를 대하는 태도도 비슷한 것 같다. "맞다. 비슷한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더라. 서준이 형과 항상 이야기 했던 것은 리액션이었다. 계산된 내 방식대로의 표현보다는 상대방을 통해 나오는 반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형도 그랬다. 그러니 호흡도 잘맞고 신도 잘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 박서준은 자신에게 없는 강하늘의 강점으로 '스태프 이름 외우기'를 꼽았다. 그렇게 이름을 잘 외운다고. "아하하하.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촬영 전부터 '나 60명 이름 다 외울거야!' 하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 쓱 지나가면 '저 분 성함이 뭐였지?'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이름을 알면 '다음부터는 꼭 이름으로 불러 드리자'라고 다짐하면서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것 같다. 달달 외운다고 다 외울만큼 기억력이 좋지도 못하다.(웃음)"
- 이름을 외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일단 '저기, 저기'라고 부르는 것이 너무 싫었다. 지금도 싫다. 현장에서 즐거운 것이 제일 좋다는 마음도 진짜다. 현장에는 감독과 배우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보다 더 많은 스태프들이 있다. 같이 놀면서 친하게 지내고 싶다. 친구끼리는 당연히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나. 얼마나 할 이야기가 많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데. 나 역시 현장에서는 말이 더 많아진다.(웃음)
그리고 처음 드라마를 할 땐 스태프들 버스를 타고 같이 이동했다. 그러다 보니 연기자들보다 제작진 분들과 빨리 가까워졌다. 호기심도 많아서 카메라·조명·미술 팀에 이것저것 막 물어보기도 했다. 어릴적 습관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 지금까지 가장 호흡이 좋았던 파트너는 누구인가. "방어적 답변은 절대 아니다. 다 잘 맞았다.(웃음) 서준이 형이라고 하면 또 너무 뻔한 답이 될 수 있으니까 일단 형은 열외로 두고 남자 중에서는 김우빈·이준호, 그리고 여배우 중에서는 이솜이 좋았다. 솜이는 '좋아해줘'에서 만났는데 취향이 상당히 비슷했다.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가까워졌는데 내가 여배우 분들 중에서는 친한 사람이 별로 없다. 솜이는 어디가서나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고 서로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시사회에 참석해 응원한다."
- 영화에서는 장난스레 표현됐지만 한 여자를 친구와 같이 좋아하게 된다면 선택의 우선순위는 무엇이 될까. “친구. '나보다는 친구가 만나는게 낫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친구는 잃고 싶지 않다. 뭘 하든 항상 친구가 우선이다."
- 그래서 남자 배우들과 더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걸까. "아, 그건 안되는데. 하하. 사실 멜로작품을 아주 안 했던 것은 아니지만 많이 없기는 하다. 여자와 있는 것이 진짜 별로 안 어울리나.(웃음) 내 선택은 아니다. 멜로나 여배우 분들에 대한 부담이 있거나 '로맨스 하기 싫어' 이런 마음은 아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대본 중 로맨스가 있는 것들도 많았으니까. 근데 받는 대본이 대부분 남자들이 많이 나오는 대본이기는 하다. 이준익 감독님이셨나? '넌 남자 연기자랑 있을 때 더 괜찮아'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렇구나' 하고 넘겼는데 아쉽긴 하다."
- 원하는 멜로나 캐릭터가 있나. "내가 뭔가 해보고 싶다는 것은 욕심이고 관객으로서 좋아하는 장르는 '어바웃타임',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같은 분위기를 좋아한다. 정통멜로라고 하긴 그렇지만 휴먼멜로라고 해야 할까? 잔잔하면서 무덤덤하게 풀어낼 수 있는 그런 작품이 좋더라.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국내에서도 리메이크 된다던데 엄청 기대중이다."
- 평소 즐겨보는 장르는 무엇인가. "0순위는 다큐멘터리다. 어린시절 다큐멘터리 감독이 꿈이었다. '군인·다큐멘터리 감독·연기자 셋 중 하나는 꼭 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연기자가 됐다. 그리고 곧 군인이 될 예정이다. 하하. 연기자니까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봐야 할 것 같지만 솔직히 제일 많이 보는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다. 집에 TV가 없어 정상적인 경로로 다운받아 계속 돌려본다."
-다큐도 다양한 내용이 있지 않나. "네셔널지오그래픽을 좋아한다. 휴대폰 어풀이 따로 있다. 구독해놓고 새로 나오는 신간이 있으면 밤새 본다."
-TV는 언제 들여놓을 생각인가.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점점 더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 처음에는 집이 좁아서 놓을 자리가 없어 구입하지 않았던건데 그렇게 살다 보니까 계속 살아지더라.(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