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길만 달려' '1000만 시켜줄게'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가 1000만 흥행 레이스를 펼치면서 관객들에게 수도 없이 들었던 이야기다.
상업영화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흥행. 결국 관객들의 지지와 응원이 있어야 가능한 흥행이다. 그리고 지지와 응원을 얻기 위해서는 소통과 공감대를 높여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역사와 시대에 대한 예의를 보여준 '택시운전사'는 개봉 후 관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파급력이 더욱 강해졌고 모두가 희망한 1000만 돌파를 이룩할 수 있었다.
그간 국내 뿐만 아니라 외화까지 10여 편이 넘는 1000만 영화가 탄생했지만 관객들의 맹목적 지지를 얻은 작품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택시운전사'는 관객들의 바람 속 1000만 열차에 탑승한 톱3 작품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실제 영화 한 편이 주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때론 사회적 논란과 이슈의 중심에 서기도 하고, 때론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기도 한다. '택시운전사'는 단연 후자. 영화를 관람하는 1차 애정에 이어 SNS 및 커뮤니티에 '택시운전사'를 홍보하고 과거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2차 애정은 '택시운전사' 흥행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택시운전사' 개봉 후 1000만까지 지난 19일은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친 의미있는 시간이 됐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는 '택시운전사' 관람 후기로 넘쳐났다. 관객들은 자발적으로 영화를 홍보하며 '꼭 봐야 할 영화, 놓치면 아까울 영화'라는 평을 쏟아냈다. 관객 개개인마다 영화 자체에 대한 아쉬움은 남을 수 있지만 그 아쉬움까지 포용할 정도로 '택시운전사'의 진정성에 감동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긍정적이면서 선한 영향력이라 꼽을 수 있는 부분은 5.18 민주화운동에 보다 더 깊이 관심을 갖고 실화, 실존인물, 실제 영상 등을 2차적으로 직접 찾아냈다는데 있다. 관객들은 비교하면 비교할 수록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심도있게 만들어진 영화에 연일 감탄했다.
'택시운전사' 보다 한 주 먼저 개봉한 '군함도(류승완 감독)'의 반사이익을 얻은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군함도'가 예상 밖 논란에 휩싸이면서 흥행과 거리가 멀어지자 관객들의 시선은 '택시운전사'에게 쏠렸다. 그리고 '택시운전사'가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보고 싶었던 장면, 얻고자 했던 메시지를 담아내면서 화력은 더욱 높아졌다.
'택시운전사'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실제 정치권 인사들의 관심도 전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택시운전사'와 관련, "악의적인 왜곡과 날조가 있다면 법적 대응을 검토할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혀 공분을 샀다.
대통령도 일반 관객들과 '택시운전사'를 관람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택시운전사' 팀을 비롯해 고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브람슈테트 여사와 영화를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은 "규명되지 못한 광주의 진실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다. 이 영화가 그 과제를 푸는 데 큰 힘을 줄 것 같다. 광주민주화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국민 속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 이런 것이 영화의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진심을 표했다.
결국 영화의 힘이다. 잘 만든 영화는 어떻게든 관객들에게 보상받고 보답받을 수 있다. 관객들 역시 영화를 통해 얻은 것이 있기 때문.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군 '택시운전사'의 질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길을 관객들이 끝까지 함께 달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