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가정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또 그들의 가족은 어떻게 살아갈지도 궁금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 현재만 해도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미운 우리 새끼' '싱글와이프'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추블리네가 떴다', tvN '둥지탈출', E채널 '내 딸의 남자들'까지. 부부·부모·자녀 등 대상만 다를 뿐 포맷이 유사해 그 프로그램이 그 프로그램 같다.
일주일 내내 연예인家
채널을 돌려 봐도 다 비슷비슷해 헷갈릴 정도다. SBS '싱글와이프'에는 박명수·이천희 등의 아내들이 출연한다. 가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일탈을 꿈꾼다는 기획 의도다.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은 부부가 나온다. 추자현-우효광, 이재명-김혜경, 이지애-김정근 부부가 출연한다. 그저 부부가 살아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을 뿐이다. '둥지탈출'은 연예인 자녀들이 낯선 곳으로 떠나 자립하며 살아가는, 길지 않은 시기를 그린다.
'내 딸의 남자들'은 연예인 아버지가 딸의 소개팅 모습까지 지켜본다. 26일 첫 방송된 '추블리네가 떴다'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수많은 광고도 찍으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추성훈 가족이 몽골로 떠나 평범한 일상을 경험한다. 모든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그러하듯 연예인 가족이 나오고 이 모습을 밀착 카메라로 담고 편집해 내보낸다. 여기에 연예인 패널들의 리액션이 덧입혀지면 프로그램 하나가 뚝딱 완성된다.
특권 세습·금수저 논란
연예인 가족의 출연은 곧 논란으로 번진다. 2015년 SBS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한 조혜정은 프로그램 종영과 함께 얻은 인지도로 배우 활동이 활발해졌다. 곧바로 MBC every 1 '상상고양이' 주연으로 들어가며 더욱 금수저 논란이 커졌다. 이경규의 딸 이예림도 마찬가지. 웹드라마 주인공으로 나섰고 마찬가지로 잡음이 새어 나왔다. 이경규도 논란이 의식됐는지 "속상하기보다 (이)예림이는 나 때문에 불가피하게 운명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TV에 나오게 됐다. 다른 연예인 지망생들보다 기회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판단은 대중들의 몫이다"고 말했다.
연예인 2세는 과거에도 많았다. 허준호·최민수·김주혁·송일국 등도 연예인 부모 밑에서 자랐다. 그러나 이들이 그 당시와 지금도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건 실력 덕분이다. 부모의 후광이 아닌 오롯이 연기로만 승부를 봤다. 문화평론가 이호규 교수는 "지금 연예인 2세는 인지도를 쌓은 뒤 작품 주연으로 발탁됐기 때문에 말이 더 많은 것이다"고 말했다.
연예인 가족의 이중성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은 지난 6월.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마트 광고를 찍고 싶다"고 방송 욕심을 냈다. 그리곤 '싱글와이프' 고정 출연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본인이 원해서 출연한 방송이지만 내내 눈물을 흘리며 토로하기 바쁘다. "사실 박명수 부인으로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공인의 부인으로서 삶이 쉬운 것은 아니고 제일 힘든 점은 행동이 조심스러워진다"고 눈물을 훔쳤다. 누가 끌어당긴 것도 아니고 자발적 참여인데 이제 와서 힘든 모습을 선보였다. 그렇다고 본업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을 한 것도 아니다.
'추블리네가 떴다' 속 추사랑도 안타깝다. 추성훈 본인이 아이디어를 낸 프로그램으로 애정도 많지만 정작 딸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추사랑은 집에서처럼 '미운 일곱 살'의 모습을 보였지만, 이를 보는 시청자들은 불편해한다. 평범한 행동도 대중에게 하나하나 분석당하며 지적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빠의 과욕이 씁쓸한 상황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