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진은 방광암 투병 중 28일 오전 3시 45분께 향년 70세로 별세했다. 조동진은 방광암 4기 판정을 받은 뒤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수술을 잘 마친 뒤 다음 달 16일 13년 만에 공연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이번 공연엔 조동진을 위해 가요계 선후배들도 똘똘 뭉쳤다. 장필순·한동준·더 버드·박용준·조동희·이규호·정혜선·오소영·소히·새의 전부·오늘 등 총 11팀의 뮤지션이 공연에 함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콘서트를 한 달여 앞두고 눈을 감아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수술을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겠다는 마지막 그의 바람은 이루지 못 한 꿈으로 남았다.
조동진이 방광암 4기로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땐 가요계가 한 마음으로 뭉쳤다. 이장희와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등은 조동진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돕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연이 그의 수술비에 일부 쓰일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직접 티켓을 구매하기도 했다. 조동진을 위해 가요계가 움직였던 건 선후배 가수들이 그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가 생전 후배 가수에겐 귀감이 되는 교과서 같은 선배였기 때문이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통키타 입문할 때 조동진의 '행복한 사람'은 필수다. 교본같은 노래로 배우기 쉬우면서도 그 음악이 주는 힘을 느낄 수 있다. 한국 가요계에 없어서는 안 될 한 획을 그은 인물"이라며 조동진을 기억했다.
조동진은 1966년 미8군 밴드로 음악을 시작해 1979년 정규 1집을 내고 본격적으로 가요계에서 포크음악을 이끌었다. '행복한 사람'을 시작으로 '제비꽃', '나뭇잎 사이로' 등 발매하는 곡마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6년 5집 '조동진5'를 끝으로 제주에 칩거하며 정규 음반을 내지 않았지만, 옴니버스 앨범에 곡을 수록하며 음악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을 보여줬다. 투병 중이었던 지난해 11월엔 새 앨범 '나무가 되어'를 20년 만에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남다른 음악 사랑과 열정은 가요계에 진하게 남았다.
한편 조동진의 유족으로는 2남(조범구, 조승구)이 있으며 빈소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병원 장례식장 9호실, 장지는 벽제 승화원이다. 30일 오전 5시30분 발인. 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