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28일 대체 외국인 타자 제임스 로니(33)를 임의 탈퇴로 공시했다. 로니는 지난 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이튿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구단 방침에 반기를 들고 2군 훈련장이 있는 이천으로 향하지 않은 채 팀을 무단 이탈했다.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에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1443경기를 뛴 경력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막장'에 가깝다.
로니의 행보는 2014년 루크 스캇(당시 SK)을 떠오르게 한다. 스캇도 영입 당시에 로니만큼 눈길을 끌었다.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3년까지 9년 동안 빅리그에서 통산 135홈런을 때려 냈다. 2008년부터 3년 연속으로 23홈런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성기를 지난 30대 중반의 나이에 KBO 리그로 왔지만 이력만큼은 '역대급' 외국인 선수로 손꼽히기에 충분했다.
SK는 당시 스캇을 총액 30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연봉 25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 1월 1차 이사회서 외국인 선수의 참가활동 보수를 제한하지 않기로 합의한 뒤 '현실적인' 발표가 이뤄졌지만 이전엔 규정에 따라 '총액 30만 달러'를 넘길 수 없었다. 구단 발표 금액이 대부분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를 포함한 총액 30만 달러'로 통일하는 게 관례였다. 스캇은 2014시즌을 뛰었지만, 계약이 2013년 12월에 이뤄져 발표 금액이 30만 달러였다. 그러나 훨씬 많은 금액을 보장했다는 게 중론이었다. 2013년 탬파베이에서 받은 연봉만 275만 달러(30억9000만원)였다.
SK와 스캇의 동행은 개막 3개월여가 지난 7월에 막을 내렸다. 7월 15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이 지켜보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만수 당시 감독에게 "거짓말쟁이(liar), 겁쟁이(coward)"라고 말하면서 항명 파동을 일으켰다. 이 전 감독의 운영 방법과 2군행 통보 등에 불만을 품고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SK는 곧바로 이튿날 "스캇이 팀에 저해되는 행동을 했다"며 웨이버 공시를 요청해 퇴출했다.
결국 스캇은 타율 0.267·6홈런·17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3년 만에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메이저리그 경력자가 구단 운영 방침에 반기를 들었다는 사실이 판에 박은 듯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