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개의 신곡이 쏟아지는 가요계에서 '저비용 고효율'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자작곡으로 활동해 제작비를 줄이는 가수도 있고 대대적인 홍보 대신 무대와 음악에 승부를 내건 가수가 있다. 방법은 천차만별이지만 결국엔 뜰 노래는 뜨게 돼 있다.
대표적인 노래는 발매 2달 여만에 음원차트 정상에 올라 인기 몰이 중인 윤종신 '좋니'다. 멜론차트 기준 24시간 누적 이용자수는 85만 명(30일)에 달하는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정한 수익 배분률에 따르면 윤종신은 하루 35만7000원 가량을 받는 셈이다. 이 노래가 15일 동안 정상을 차지했고 발매 이후 부가 수익 등을 모두 추산하면 제작비 774만5,960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음원에 650만원이 들었고 아트워크와 뮤직비디오 제작에 124만5,960원을 썼다. 아무리 싱글이라고 해도 기본 1000만원 이상은 드는데, '좋니'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나온 노래라고 보면 된다. 신인급이 불렀다면 가창비가 줄기 때문에 더 적은 금액으로 나왔을 수도 있는 노래"라고 밝혔다. 헨리는 이례적으로 전체 영어 가사 노래 '댓 원'을 발표했다.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만든 노래는 아니지만 뜻밖의 '저비용 고효율'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해 제작비를 절감했고 영어가사로 해외 팬들의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쉽게 들을 수 있다. SJ레이블 측은 "헨리가 작사를 할 때 영어가사의 느낌이 더 잘 맞는다고 판단해 그대로 진행하게 됐다. 차트에 등록할 때 K팝으로 해야할지, 팝으로 해야할지 헷갈렸지만 헨리가 K팝 가수기 때문에 K팝 장르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소유는 가요계 대표적인 효자상품 리메이크곡으로 9월7일 솔로 활동에 나선다. 보통의 아이돌 가수가 많게는 1억까지 제작비를 들이는데 리메이크를 할 경우 신곡 발매 비용의 10분의 1까지 낮출 수 있다. 소유가 리메이크 하는 '제주도의 푸른밤'은 1988년 발표된 뒤 성시경·유리상자·태연 등 수 많은 가수들이 재해석해 불러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노래다. 선미는 소속사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딩고를 이용한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술자리에서 노래하는 '이슬라이브', 채팅으로 인터뷰하는 '읽씹금지' 등 재미있는 홍보 콘텐트로 20대를 저격했다. 덕분에 SNS에는 선미 영상이 도배됐고 음악 방송 영상에도 관심이 치솟아 네이버 TV캐스트 당일 조회수 1위에 올랐다. 소속사는 "모회사라고 해도 비용 지불을 아예 안 한 것은 아니다"며 비용 대비 극대화된 홍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CJ E&M은 자회사를 이용한 홍보로 헤이즈·워너원 등을 인기가수 반열에 올렸다. Mnet은 지난해 헤이즈 신곡 발표에 맞춰 특별 생방송 '프레즌트'를 할애했고 워너원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로 탄생한 그룹인 만큼 Mnet 다수 콘텐트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다른 소속사가 이정도 지원을 받으려면 수천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고비용 홍보인데 자사 아티스트에겐 비교적 저비용 고효율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