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0시를 기준으로 MBC와 KBS가 동시 총파업에 들어갔다. 양측 노조는 경영진 사퇴와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언론노조 MBC본부 서울지부는 상암 사옥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서울지부의 노조원 수는 1160명을 넘어섰다. 로비엔 조합원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채우고 앉아 의기투합했다.
허유신 언론노조 MBC 본부 홍보국장은 "지난 금요일 오후 늦게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김장겸 사장의 체포영장 소식을 들었다.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체포영장 소식이 전해지니 급하게 빠져나가는 김장겸 사장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데 오늘 아침 임원 회의를 소집했다. 아침 6시 꼭두새벽에 출근해 뉴스센터와 주조정실을 방문해서 격려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체포영장이 언제든 집행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사퇴하고 전직 사장의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라. 지금까지 지은 죄에 대한 죗값을 받아라. 당장 검찰에 출석하길 바란다. 법대로 하자. 이는 정당한 파업이다. 우린 마지막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BC 본부 노동조합을 위해 일하고 있는 신인수 변호사는 "얼마나 탄압을 받았고 고통받았는지를 지켜봤다. 김 사장이 노동부의 수차례 출석 요구에서 거듭 불응했다. 그 대가가 체포영장이다. 정정당당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자리엔 박진수 YTN 노조 위원장도 참석, "5년 만에 차가운 바닥에 다시 앉았다. 끝내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는 것 같다. 간절하면 통한다. 여러분은 간절하기에 통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2012년 이후 총파업은 5년 만이다. 앞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은 제작 거부 선언으로 결방이 잇따른 상황.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 역시 총파업과 함께 본격화됐다.
사측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해 국가적 위기라고 복귀를 종용했으나 노조 측이 이를 거부, 예정대로 총파업을 시작했다.
도건협 MBC 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언론 적폐를 청산하고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이 뒤에 있고 동료들이 곁에 있다. 새로운 MBC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때 로비 뒤편 화물용 엘리베이터 쪽으로 이동하려던 김장겸 사장의 모습이 포착됐다. 노조 조합원들을 그를 향해 달려가 "김장겸은 물러나라"라고 소리쳤다. 순식간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됐지만 이내 침착해진 노조 조합원들은 30년 노동 투쟁사가 담긴 영상을 보며 의지를 다잡았다.
한편 KBS 새 노조도 파업을 시작했다. 본사와 지역방송을 포함한 530명의 취재기자와 촬영기자가 제작 거부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