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생리대 유해물질 방출시험에 쓰인 제품과 브랜드가 전격 공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 2차 회의를 개최하고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강원대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생리대 방출시험에 쓰인 대상 품목을 모두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중형 생리대의 경우 깨끗한나라의 '순수한면 울트라 슈퍼가드',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2 울트라 중형 날개형에이', LG유니참의 '바디피트 볼록 맞춤 울트라 슬림 날개형', 한국P&G의 '위스퍼 보송보송케어 울트라 날개형', LG유니참의 '바디피트 귀애랑 울트라 슬림 날개형'이다.
여성환경연대와 김 교수팀은 지난 3월 일회용 생리대 10종(중형 5개, 팬티라이너 5개)과 면생리대 1개를 대상으로 사람의 체온과 같은 환경에서 어떤 유해물질을 방출하는지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회용 생리대 10종 전 제품에서 22종의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장 1위 업체인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2 울트라 중형 날개형에이'에서는 생식독성이나 발달독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톨루엔이 51ng(오차범위±20)로 가장 많이 검출됐다.
또 발암성 1급으로 알려진 트리클로로에텐은 5개 중형 생리대 가운데 깨끗한나라 제품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에서 모두 검출됐다. 유한킴벌리 '좋은느낌'과 LG유니참 '바디피트 볼록'에서 각각 3ng(±7), 한국P&G의 '위스퍼'에서 2ng(±5), LG유니참 '바디피트 귀애랑'에서 3ng(±18)가 방출됐다.
이날 브랜드와 제품이 공개되기 전에는 깨끗한나라의 릴리안이 가장 먼저 알려져 해당 업체에 대한 비난과 환불 요구가 쏟아졌다. 3일에는 국내 시장 1위 업체인 유한킴벌리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가장 많이 검출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생리대 유해성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이에 시험 대상 전 제품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진 상태에서 식약처가 이날 공개했다.
식약처는 "검증위 결정에 따라 김 교수의 시험이 구체적인 시험 내용이 없고 연구자간 상호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는 등 한계가 있으나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해당 제조업체의 동의를 얻어 제품명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다만 식약처는 "이번 시험 결과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검출됐다는 것만으로는 인체 유해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식약처의 위해 평가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식약처는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56개 회사의 896개 생리대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식약처는 검증위원회 위원 수를 기존 8명에서 분석·위해평가·산부인과·생명윤리 전문가 등을 추가해 18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식약처의 공개에 업체들은 자사 제품은 안전하다며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에 주력했다. 이들은 국내외 안전기준에 모두 부합되게 생산되고 있다며 식약처의 전수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믿고 쓸 제품이 없다"며 혼란스러워 했다. 한 소비자는 "유명 브랜드의 제일 많이 팔리는 제품들까지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어떤 제품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