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생민이 데뷔 25년차에 제1의 전성기를 맞았다. 15분짜리 예능이지만 자신의 타이틀롤로 KBS 2TV 공중파를 꿰찼고, 대세만 출연한다는 tvN 'SNL코리아9' 호스트로 나선다. 이쯤되면 꽃길 '그뤠잇'이다.
김생민은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지금까지 리포터로 활약했다. MBC '출발 비디오여행'은 23년, KBS '연예가중계'에 20년 째 장기 근속 개그맨으로 활약 중이었다. 김생민은 MBS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한 달 출연료가 김구라의 30분 출연료도 안될 것이라고 밝힌 것만큼이나 방송인들이 꺼려하는 소소한 일들을 주로 해왔다. 성실함의 대명사로 자리잡으며 서서히 빛을 발했다.
그 계기는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이하 '비보')'이었다. 송은이와 김숙이 힘을 모아 합정동 골방 녹음실에서 진행했던 팟캐스트인 '비보'에서 이른바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하다가 '김생민의 영수증'이라는 코너를 탄생시켰다. 그동안 근검절약을 펼쳤던 '통장 요정' 답게 근검절약 정신을 재미와 섞어서 청취자들의 영수증을 관리했다. '스튜핏'과 '그뤠잇'을 외치며 당근과 채찍을 선사했다.
그 결과 단 13회 만에 팟캐스트 전체 순위 2위(6일 오후 3시 기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렇게 KBS 공중파까지 꿰찼다. 비록 15분이지만 변방을 나돌던 그에게는 너무나도 큰 일이었다. 자신의 타이틀롤이 붙었지만 MC는 송은이와 김숙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을 낮췄다.
김생민의 인생역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SNL코리아9'에 호스트로 섭외 되면서 대세 행보를 걷고 있다. 심지어 녹화로 진행됐던 'SNL'의 체계를 생방송을 바꿨다. 녹화 날짜도 변경됐다. 김생민이 금요일에 고정 스케줄이 있었기 때문이다. 'SNL'의 터줏대감 신동엽도 김생민의 사연을 흔쾌히 허락하면서 시작된 녹화다.
최근 '라디오스타'에도 출연하며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김생민의 개그는 자극적이지 않다. 생활 개그나 다름없다. 그의 꾸지람이 기분 나쁘게 들리지도 않는다. 25년 동안 쌓았던 내공을 이제서야 발휘하고 있다.
김생민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SBS 러브FM 송은이 김숙 언니네 라디오'에 출연해 "예전과 똑같은 것 같다. 앞으로는 조금 더 존중 받으면서 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는 척을 해주시니 기분이 좋다"면서 "저도 궁금하다. 45살에 연예인병에 걸릴 수 있는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