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런웨이에서 지나치게 마른 모델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내세운 모델들을 볼 수 있을까. 루이비통과 디오르 등 글로벌 명품브랜드가 패션모델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공동 헌장을 마련하고, 패션쇼에 깡마른 모델을 세우지 않겠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럼에도 ‘깡마른 모델 없는 런웨이’가 아직 먼 이야기로 들린다면, 모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자신만의 스타일과 개성으로 비상한 이들의 성공 스토리가 반가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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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하고 장애 있어도 그 자체로 ‘매력’
‘뚱뚱하다’는 편견을 가뿐하게 뒤엎고 플러스사이즈 모델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선 애슐리 그레이엄이 대표적이다.
10대 시절부터 모델로 활약한 그레이엄은 175㎝에 77㎏으로, 빅사이즈 의류 전문 업체 ‘레인 브라이언트’의 모델 등으로 활동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건강하고 밝은 표정과 자신감 넘치는 포즈가 그의 매력이다. 미국을 넘어선 높은 인기 덕분에 플러스사이즈 모델로는 처음으로 유명 잡지 ‘맥심’과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4900만 명인 그는 모델이자 디자이너, 작가로도 발을 넓혔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신의 란제리 브랜드 ‘어디션 엘르’를 론칭하고,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 서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국 록밴드 ‘가십’의 보컬로 유명한 베스 디토 또한, 플러스사이즈 모델로 런웨이를 걷고 잡지 표지를 장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셀럽이다. 2011 장 폴 고티에 S/S, 2016 마크 제이콥스 S/S 패션쇼 등에서 특히 빛났던 그는, 지난해 XXL 사이즈 이상의 플러스사이즈 전문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위니 할로우는 언론의 보도로 국내에도 소개된 캐나다 모델로, ‘백반증 모델’로 더 유명하다. 멜라닌 세포의 파괴로 온 피부에 백색 반점이 나타나는 백반증을 앓고 있는 그는, 어렸을 적부터 ‘얼룩말’ ‘젖소’라고 놀림을 당하며 따돌림을 당했지만 이 점을 오히려 매력으로 만들었다. 그가 유명해진 건 2015년 미국 서바이벌 TV 프로그램 ‘아메리카 넥스트 톱모델’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이후 여러 브랜드의 모델을 거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왼쪽 팔이 없는 영국 출신 모델 켈리 녹스 역시, 서바이벌 TV 프로그램 ‘브리튼스 미싱 톱모델’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얼굴을 알린 케이스다. 이후 모델로서 무대를 누비고 있는 그는 “장애는 내 특징 중 하나”라고 밝히며 당당히 활약 중이다. 지난해에는 뉴욕 패션 위크에도 참가해 무대를 빛냈다.
종아리뼈 없이 태어나 무릎 아래를 절단해 두 다리가 없는 에이미 멀린스는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전천후 모델’이다. 그가 세계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1996년 애틀란타 패럴림픽 때였다. 의족을 끼고 미국 육상 국가대표로 출전해 세계 신기록을 세운 그는, 이후 세계적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패션쇼에 서며 모델로 우뚝 섰고, 최근에는 할리우드에도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