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밴드는 8월까지 평균자책점이 2.78로 리그에서 1위였다. 개막 후 8월까지, 22차례 등판하는 동안 단 한 번도 평균자책점이 3점대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줄곧 1~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리그에서 유일했다.
그런데 지난 2일 SK전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3이닝 동안 8피안타 7실점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소이닝 투구, 최다 피홈런(4개),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2.78이던 평균자책점은 3.14까지 치솟았다. 두산 장원준(3.10)이 다음날(3일) 삼성전에서 5이닝 1실점의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3.10으로 낮추면서 피어밴드는 오랫동안 지킨 1위 자리를 내줬다.
피어밴드의 부진은 1경기로 끝이었다.
8일 두산전에서 6이닝 5피안타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2회 2사 1·2루, 5회 1사 1·2루 등 실점 위기를 넘긴 그는 1-0으로 앞선 6회말 2사 2루에서 박세혁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7회 시작과 동시에 교체된 피어밴드는 평균자책점을 3.08로 떨어뜨려 장원준을 제치고 다시 부문 1위를 탈환했다.
피어밴드는 팀이 최하위에 처져 있어 선두 및 5강 싸움 중인 경쟁자들에 비해 부담이 덜하다. 또한 체력 안배도 받게 된다. 김진욱 감독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에서 제외된 적이 없는 피어밴드에게 "내년에도 우리와 함께할 선수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교체해 줄 것이다"고 밝혔다.
평균자책점과 달리 승운은 굉장히 없는 편이다. 적은 득점 지원 속에 8승에 그친다. 오히려 패전(10패)이 더 많다. 8일 경기에서도 2-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불펜이 8회 동점을 허용해 승리 투수 요건이 날아갔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다승보다 투수의 능력이 더 많이 반영되는 지표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도 전 구단 투수 중 가장 높다.
피어밴드는 "정규시즌이 1~2경기 남았으면 타이틀에 욕심을 내겠지만, 아직 3~4경기가 남아있다. 등판 때마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평균자책점 1위 욕심보다는 몸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해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