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소속으로 유럽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손세이셔널의 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대표팀에서 345일 동안 침묵에 잠겨 있는 '국가대표의 얼굴'이다.
토트넘의 '손세이셔널'은 올 시즌도 펄펄 날기 시작했다. 14일(한국시간) 영국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1차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경기에 선발 출전해 시작 4분 만에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쾌조의 스타트를 알렸다.
이렇게 잘나가는 손흥민이지만 대표팀에선 여전히 우울하다. 그의 존재 가치가 땅에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2016년 10월 6일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3차전 카타르전 이후 345일 동안 A매치 무득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의 모습은 너무 극명하게 대조된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 총 21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20골 고지를 돌파했다. 또 차범근(64) 전 감독이 1985~1986시즌 독일을 무대로 세운 한국인 선수 한 시즌 유럽 무대 최다골(19골) 기록도 갈아 치웠다.
하필이면 그 기간 동안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 위기'라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손흥민의 침묵은 더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한 축구팬은 "(아시아 선수 신기록 수립의) 그 선수가 맞나 싶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소속팀만 가면 맹활약을 펼치는 손흥민이 대표팀에서는 유독 부진하다 보니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무득점으로 끝난 이란-우즈베키스탄 2연전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 채 토트넘으로 복귀한 손흥민. 그러나 소속팀에 복귀하자마자 '별들의 무대' 챔피언스리그에서 곧바로 시즌 1호 골을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토트넘의 손흥민'과 '대표팀의 손흥민'이 보여 주는 전혀 다른 두 얼굴의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