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순이 입장을 밝혔지만 고 김광석과 딸 서연이 죽음에 대한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횡설수설하는 일명 '고구마 답변'으로 돌아오는 건 답답함과 해소되지 못한 궁금증뿐. 판단은 대중의 몫이고 검찰의 정확한 조사를 기다릴 차례다.
서해순은 2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 '김광석' 개봉 후 남편과 딸에 대한 타살의혹이 돌자 2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주말께 직접 '뉴스룸'에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일각의 주장들을 반박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서해순의 제자리 걸음식 답변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신뢰를 잃게 했다. 불과 3개월 전까지도 딸이 잘 있다고 말한 이유와 왜 저작권 소송 중 피고인인 서연이의 죽음을 법원에 알리지 않았는지, 고 김광석의 사망 이후 불거진 오해들에 대한 해명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서연의 죽음을 숨긴 것에 대해선 "너무 놀라고 당황했다. 아버지도 돌아가신 이후라, 형제들과 사이도 안 좋았다. 소송도 끝나지 않았고. 죽음을 알린다는 게 겁도 났고, 이틀 후가 방학이었기 때문에 조용히 보내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장례식에 대해선 "단순히 조의금을 받고 이런 절차들이라 판단해 생략했다"는 답변을 했다.
"항소심 중 서연이가 사망했으나 피고인으로 올라가 있다. 인접저작권 관련 소송 대법원 판결시 서연양이 살아있는 것으로 해야만 유리한 것이 아니겠나"는 손석희 앵커의 지적에 대해선 "우리 변호사가 말하기를 (항소심 중에 김서연이 사망했더라도) 미성년자였기에 상관이 없다고 하더라. 변호사님도 같이 와 계시지만, 아버님이 2004년 돌아가셨을 때 판권 로얄티를 서연이에게 주기로 했을 때 끝난 문제다. 그런 합의서를 했다"고 답했다. 또 "법원에 그걸(딸의 죽음)을 알려야 했나"며 둘러댔다.
자살로 종결한 고 김광석의 죽음에도 의문을 불렀다. "방금 태운 담배 두 종류가 놓인 이유는 누군가 새벽에 왔을지도 모른다"는 변명으로, 당시 여러 인터뷰에서 "김광석이 술을 마시고 장난을 치다가 그렇게 된 것"이라는 증언에 대해서는 "스물 아홉 어린 나이에 남편이 그렇게 되니까 지금 이 일이 장난 같다고 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서해순은 계속된 질문에 울컥하거나 약간의 분노를 보이기도 했다. 서연이가 사망한지 한 달 뒤인 2008년 1월부터 5~6년 정도 하와이에 거주하며 주류가게를 운영했다는 손석희 앵커의 말엔 "뒷조사를 하고 계시느냐. 우리 나라는 이게 문제다. 개인정보가 나돌아 다닌다"고 응수했다. 손석희 앵커는 "호놀루루 장기간 거주하신 분이 알려주신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엔 "내가 죽으면 이것도 미스터리하게 되겠다"며 웃기도 했다.
'뉴스룸' 출연으로도 풀지 못한 서해순을 둘러싼 의혹들은 이제 경찰 수사에 맡겨야 한다. 고 김광석 유족과 영화 '김광석'을 만든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유기치사와 소송사기 등 혐의로 서해순을 21일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형사 6부(부장검사 박지영)에 해당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주체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결정했다. 서해순은 아직 조사 일정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다. 광역수사대는 이번주 내로 고소인 조사를 마친 후 서해순을 조사할 계획이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