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①] 비 "'더 유닛' 참가자 열정에 마음 움직여 출연 결정"
- KBS 2TV '더 유닛'도 출연 결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사실상 몇 번 거절했어요. 제가 이제까지 있었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제안을 대부분 받았었거든요. 근데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을 고사한 이유는 남을 평가하는 게 싫었어요. 그 사람은 최선을 다했는데 남이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한 게 상처가 될 수 있잖아요. 그렇게 상처를 주는 게 싫었고 '나나 잘하지 남을 왜 평가해'라는 생각도 있었어요. 또 '그럴 시간에 드라마나 영화를 한 편 더하지'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고정으로 예능에 나간 적도 없어서 더 고민이 많았죠."
- 오디션 프로그램 홍수 속에서 '더 유닛' 출연을 결국 결정한 이유는 뭔가요.
"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인트는 리부팅이잖아요. '왜 패자부활전이 없어야 하지?'라고 생각했어요. 데뷔했다가 기회와 여건이 안 좋아서 본인의 실력을 못 보여 준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런 친구들 중에 몇 명을 봤어요. 제 옛날(팬클럽 시절) 생각이 나는거예요. '아 그때 나도 그랬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우리팀을 불러 주는 음악 프로그램이 없었거든요. 무대에 올라가면 잘할 자신이 있는데 왜 안 불러 줄까라는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열정을 다해서 찬스를 노리는 '더 유닛' 친구들을 높게 평가했고, 제 마음을 크게 움직였어요."
- 리부팅 오디션이라는 포맷 자체가 한편으로는 잔인하다는 목소리가 있어요. 데뷔 했는데 잘 안돼서 프로그램에 나갔는데 또 탈락하면 너무 절망에 빠지지 않을까요.
"거기에 대한 반론을 하자면, 그래도 고기 맛은 한 번 보여 줘야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도 한 번은 맛을 보여 줘야 '아 이런 맛이구나' 해서 진짜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이고, 한 번 유명세를 탔을 때 더 열심히 잘해 보려는 친구도 있을 수 있잖아요. 반면 나태해지는 친구도 있을 거예요. 거기서 걸러질 거예요. 그건 본인이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에요. (방송에서) 그동안 힘들었고 슬펐던 것만 보여 주는 게 상처로 돌아올 수도 있고 결국 반짝 이슈만 되는 게 안 좋아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참가자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아요. 또 만약 도태되고 뒤처지는 친구가 있다면 '한 번의 고기 맛'을 착각해서 그런 거예요. 더 이상 노력을 안 한 거죠. 200~300명 나온 친구들 중에 사라질 줄 알았는데 결국 열정을 가지고 살아남는 친구도 있을 거예요."
- '더 유닛' 참가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나요.
"여기서 떨어졌다고 늪에 빠지는 건 아니거든요. 열정이 있으면 계속 도전하라고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싶어요. '너희들은 한 명 한 명 다 소중한 사람이다' '여기서 떨어져도 또 다른 찬스로 스스로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등의 희망을 주고 싶어요. 출연하는 친구들한테 '너희들의 하루하루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너희들은 소중한 사람이다'라고 꼭 얘기해 주고 싶어요. 전 19~20세 때 박자도 음정도 제대로 못 맞추던 애였어요. 춤을 추는데 키가 커서 흐느적거리는 느낌이 강했죠. 어떻게 하면 흐느적거리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운동을 했어요. 춤을 출 땐 흔히 말하는 '박자의 뒤깎이'가 중요해요. 모든 박자에 맞춰서 춤을 추는 거죠. 또 전 기본적으로 음역대가 낮아요. 음역대가 낮다고 노래를 못 부르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 당시 비슷한 또래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의 노래를 찾아서 듣고 따라했어요.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하면서 라이브로 노래하고 싶어서 러닝머신을 달리면서 1~2시간씩 노래를 부른 적도 있어요. 제가 단독 콘서트를 하면 28곡 정도를 부르거든요. 19세 때 제 실력에 비하면 이건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연습을 통해 늘 수 있어요. (탈락해도) 또 다른 기회가 있고, '나 자신을 믿어라'라고 친구들한테 얘기하고 싶어요."
김연지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영상=박찬우 기자
영상편집=민혜인
장소협찬=가로수길 테이블원
※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