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골잡이 지동원(26·아우크스부르크)과 황의조(25·감바 오사카)에 주어진 과제다.
지동원과 황의조는 신태용(47) 대표팀 감독이 25일 발표한 유럽 원정 평가전 엔트리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표팀에 공격수로 승선한 선수는 이들 두 명뿐이다. 한국은 다음달 7일 러시아(모스크바), 10일 모로코(장소 미정)와 평가전을 치른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과연 이 조합으로 러시아와 모로코를 상대로 골을 뽑아낼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동원과 황의조에게 대표팀 최전방을 맡기기가 미덥지 못하다는 것이다. 최근 경기력을 따지만 두 선수는 대표팀의 제1옵션이 아니다. 실제로 황의조와 지동원은 앞서 소집된 '신태용 1기(8월30일 이란전·9월6일 우즈베키스탄전)'에는 예비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명단은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K리그 선수들을 완전히 배제하고 100% 해외파로 구성됐고, 주전 스트라이커 황희찬(21·RB잘츠부르크)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동원과 황의조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기존 골잡이들을 부를 수 없어서 생긴 일이다.
황의조는 조금 나은 편이다. 지난 6월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성남 FC에서 일본 J리그(1부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한 그는 출전 기회는 매경기 얻고 있다. 그러나 황의조 역시 스트라이커로서 가장 필요한 득점력은 증명하지 못했다. 감바 오사카 적응기를 거치고 있는 황의조는 공식경기 11경기에 출전해 2골에 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꿈꾸는 지동원과 황의조에게 러시아·모로코 2연전은 자신의 실력을 검증받을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신태용 감독 역시 두 공격수를 발탁하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스트라이커 황희찬이 부상을 당하고 석현준도 경기에 나서지 못해 지동원과 황의조를 뽑게 됐다"고 설명한 신 감독은 "지동원은 몸 상태가 좋지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동원은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열망이 크다고 밝혔는데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보고 싶었다. 러시아에 데리고 갈 수 있는 선수인지 테스트해 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동원과 황의조는 명예 회복을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동원은 최근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가진 일간스포츠와 단독인터뷰에서 "지금은 대표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역할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다. 우리가 1-0으로 앞선 후반 45분, 내가 교체 선수로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역할을 할 것이다. 경기를 몇 분을 뛰든 책임감을 가지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