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9승을 기록 중인 양현종(KIA)은 잔여 시즌 등판을 단 한 번 남겨놓고 있다. KIA가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린다면 다음달 2일 수원 kt전 등판이 유력하다. 팀의 시즌 143번째 경기이자 개인 31번째 선발 등판이다.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다. 양현종은 올해 kt전에 세 차례 선발 등판해 3승을 따냈다. 승률 100%. 하지만 과정이 좋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이 4.50(18이닝 22피안타 9실점)으로 다소 높았다. 상대 피안타율도 0.301로 3할을 넘겼다. 시즌 피안타율이 0.279라는 걸 고려했을 때 kt전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수원 원정에선 더욱 그랬다. 한 차례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6이닝을 소화하면서 안타 10개를 허용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수원구장 피안타율이 0.385다. 팀 타선이 4회까지 16점을 뽑아줘 승리투수 요건을 무난하게 갖췄지만, 내용이 깔끔하지는 않았다. 리그 최하위를 이미 확정한 kt는 순위 경쟁 중인 상위권 팀을 연거푸 꺾어 '고춧가루 부대'라는 별명까지 붙은 상황이다.
경기에 대한 집중도는 높다. 양현종 본인이 '20승 투수'를 향해 강한 목표 의식을 갖고 있다. 팀도 마찬가지다. 두산과 살얼음 같은 1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1승이 간절하다. 정규시즌 마지막 3연전인 kt전에서 우승 향방이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KBO 리그 35년 역사상 시즌 20승을 달성한 투수는 17명뿐이다. 2000년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22승)와 2014년 앤디 밴헤켄(넥센·20승) 그리고 지난해 더스틴 니퍼트(두산·22승)까지 3명이다. 국내 투수가 20승을 넘어선 건 1999년 정민태(현대 20승)가 마지막이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소속으로는 1990년 선동열(22승) 이후 무려 26년 동안 아무도 20승을 따내지 못했다. kt를 넘으면 양현종에게 역사적인 기록이 따라 온다.
kt는 KIA와의 마지막 홈 3연전 선발 로테이션을 돈 로치-김사율-주권 순으로 돌릴 계획이다.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을 펼칠 투수는 2차전에 나설 김사율. 1999년에 데뷔한 베테랑이지만 시즌 성적은 3승2패 2홀드 평균자책점 7.58이다. KIA 타선의 화력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매치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