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같이 자리를 지키는 투혼을 보여줬다. 올해도 KBO리그엔 묵묵히 제 임무를 다해내며 '철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선수들이 다수 나왔다.
2017년 KBO리그 정규시즌은 개인과 팀 모두 화려한 기록이 쏟아졌다. 우승팀 KIA는 팀 타율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다승왕 양현종, 수위 타자 김선빈을 배출했다. 역대 두 번째로 20승 투수 2명을 보유한 팀이 되기도 했다. 3위 롯데는 팀 창단 최다승을 거뒀다. 마무리투수 손승락은 팀 역대 최다 세이브를 기록했다. SK 간판 타자 최정은 2년 연속 40홈런을 기록했고 두산 4번 타자 김재환도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넘어섰다. 이밖에도 굵직한 기록이 많다.
근성과 투혼이 묻어나는 기록도 있다. 야수는 전 경기에 출장한 선수만 5명이다. 롯데 손아섭, 삼성 구자욱과 박해민, 두산 김재환 그리고 넥센 이정후다. 팀의 전력 유지과 사령탑의 경기 및 시즌 운용 구상에 큰 힘을 보탰다. 시즌 내내 부상과 컨디션 관리를 효과적으로 해냈다.
손아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 경기에 출장했다. 올 시즌 교체 출장은 단 1경기 뿐이다. 손아섭은 지난 2015년 손목 부상으로 1달 이상 결장했다. 이후 '결장'이라는 단어와 멀어지기 위해 노력했다. 매 경기 꾸준한 루틴으로 경기를 준비한다. 피로 회복을 위해 한 시간 먼저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였다. 트레이닝 파트와의 소통 시간이 많아졌고 자택에는 개인적으로 구입한 몸관리 기기까지 들여놨다. 2년 동안 287경기에 선발 출장한 유일한 선수다. 최다 안타 1위에 오를 만큼 성적도 뛰어나다.
박해민은 2015년에 이어 2년 만에 전 경기에 출장했다. 팀 공격 선봉장 역할을 꾸준히 해냈다. 도루왕도 차지했다. 팀 동료 구자욱은 올 시즌 전경기 선발 출장한 유일한 선수다. 3할 4푼 대 타율을 기록한 예년보다는 성적이 안 좋아졌지만 처음으로 500타석 이상 소화하며 타점, 홈런, 득점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도 144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교체 출장은 1번이다. 신인 야수 기록을 다수 갈아치운 넥센 이정후도 144경기에 모두 나섰다. 종종 상대 투수에 따라 벤치에서 경기를 맞기도했지만 팀이 치른 모든 경기에 나섰다. 신인 선수임을 감안하면 더욱 대단한 기록이다.
KIA 선발투수 헥터는 시즌 최다 이닝(201⅔)을 기록했다. 올 시즌 유일하게 200이닝을 넘어섰다. 팀 동료 양현종과 SK 메릴 켈리도 190이닝을 넘어섰다. 구원투수 최다 등판은 LG 진해수다. 75경기에 나섰다. 불펜투수들은 1경기에서 2~3번씩 불펜 투구를 한다. 대기를 하다가 나가지 않는 날도 있다. 모든 준비 상황을 고려하면 선발투수보다 체력 관리가 어렵다. 진해수는 지난해도 75경기에 나섰다. NC 김진성은 구원으로만 등판한 투수 가운데 최다 이닝(89⅔이닝)을 기록했다. 두산 김강률(89이닝), NC 원종현(80이닝)이 뒤를 잇는다.
롯데 강민호는 올 시즌 유일하게 10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다. 129경기(120선발)에 나서 1032⅔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부터 무릎이 좋지 않았다. 출전 관리도 받았다. 그럼에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 동안 안방을 지켜낸 선수가 됐다. 포수만큼 체력 소모가 큰 유격수 포지션에서는 넥센 김하성이 최다 이닝(1163이닝)을 소화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전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