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2판전으로 예상됐다. '킹스맨:골든 서클(매튜 본 감독)'과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물론 두 영화의 성적이 압도적이지만, 여기에 '범죄도시(강윤성 감독)'와 '아이캔스피크(김현석 감독)'가 끼어들었다. 2파전에서 나아가 4파전 양상이다.
추석 극장가 대전의 반전은 '남한산성'의 몫이다. '킹스맨: 골든 서클'을 피해 개봉일을 정했다는 시선과 추석 성수기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하기에 영화의 분위기가 너무 어둡고 심오하다는 우려를 떨쳤다. 이병헌과 김윤석을 비롯한 충무로 대표선수들이 출전한데다 황동혁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어우러졌다. 추석에 사랑받는 사극 장르라는 점도 주효했다. '킹스맨: 골든 서클'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핸디캡을 안은 반면, 15세 관람가라는 이점도 있다. 덕분에 개봉하자마자 '킹스맨: 골든 서클'을 누르더니 이틀 만에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남한산성'의 손익분기점은 약 500만 명. 추석 연휴는 닷새 남았다. '남한산성'이 높은 손익분기점까지 도달해 흥행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킹스맨: 골든 서클'은 개봉 전부터 높은 예매율을 기록, 추석 극장가를 휩쓸어 버릴 것이라 예상됐던 작품. 전편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612만 명이라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로서 도달키 어려운 기록을 세우며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콜린 퍼스 등 주연 배우들의 내한 소식도 떠들썩한 홍보가 됐다. 예상대로 개봉 첫 날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외화로선 최고 흥행 기록(48만 1950명)을 세웠다. 그러나 문제는 '남한산성'의 등장 이후다. '남한산성' 개봉 첫 날인 지난 3일 하루 관객수는 27만 명까지 떨어졌다. 4일도 마찬가지. '남한산성'이 55만 명을 모은 것과 비교해 절반인 27만 명이 '킹스맨: 골든 서클'을 선택했다. 이날 '남한산성'이 1163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됐으며, '킹스맨: 골든 서클'은 993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다.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스크린 수다. 올해 추석 극장가 양강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범죄도시'와 '아이캔스피크'가 뒤를 이어 박스오피스 3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범죄도시'는 개봉일인 3일 16만 명을, 추석 당일인 4일 2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수는 39만 7732명이다. 4위인 '아이캔스피크'보다도 적은 스크린을 확보했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핸디캡마저 극복하며 흥행 중. 시원한 오락 액션 영화로서의 본분을 다 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덕분이다. 조용하지만 강한 흥행력을 과시하며 추석 극장가 숨은 복병으로 꼽히고 있다.
'아이캔스피크'는 질긴 생명력으로 대작들의 틈바구니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개봉해 벌써 2주째 극장 상영 중이지만, 꾸준히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200만 관객을 돌파해 이미 손익분기점인 180만 명은 넘긴 상황. 추석 연휴 닷새째인 지난 4일 누적관객수는 220만 2334명에 달한다. 남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얼마의 관객을 더 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