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차세대 유망주' 김민선(서문여고)이 세계 주니어 신기록을 쓰고도 인정받지 못했다.
김민선은 지난달 22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인터내셔널 대회 '폴 클래식' 여자 500m 경기에서 37초7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2007년 이상화가 세운 세계 주니어 신기록(37초81)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무려 10년 만에 새로 쓴 이 신기록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ISU 규정상 이 기록이 세계신기록으로 공식 인정받으려면 김민선이 경기 당일 도핑 테스트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았어야 하는데, 대회 조직위원회가 이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SU 규정에 따르면 도핑검사 자격을 갖춘 사람이 대상 선수에게 검사 대상자가 됐음을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도핑 대상자로 지정됐다는 통보가 없자 대표팀 감독이 직접 심판을 찾아가 김민선의 기록이 세계주니어기록에 해당하므로 도핑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검사는 실시되지 않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이후 ISU에 "도핑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은 선수나 대표팀이 아닌 대회 조직위원회의 잘못인 만큼 세계신기록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ISU는 "규정상 세계신기록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ISU는 캐나다빙상연맹에 대회 조직위원회의 검사 미실시에 대해 엄중히 경고했으며, 조직위 측은 김민선과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사과 공문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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