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역대 타자 최고령 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NC 이호준(41)이 후배들에게 전한 당부다. 그의 바람은 이뤄졌다.
NC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 원정 경기에서 선발 투수 에릭 해커의 호투와 장단 15안타를 터트린 타선을 앞세워 9-0으로 이겼다. 정규시즌 4위 NC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PO를 거쳐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성공했다.
이호준은 올 시즌 전에 이미 '예고 은퇴'를 선언했다. NC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그의 현역 생활은 시한부(?) 연장됐다.
이호준은 마지막에 환하게 웃으며 떠나고 싶다. 팀이 가을 야구 정상에 선다면 '가장 행복한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선배 얼굴 오래보고 싶으면 꼭 이겨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지금 보너스 게임을 하고 있는데 사실 지금 경기하는 게 즐겁다. 매 경기 매 타석에서 즐거움도 느끼면서 뭉클한 마음도 계속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준은 포스트시즌에서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15일 5차전에 6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포스트시즌 타자 최고령 출장 기록을 41세 8개월 7일로 연장했다.
타석에서도 임팩트 있는 한방을 남겼다. 1-0으로 앞선 5회초 무사 만루에서 롯데 조정훈의 포크볼을 받아쳐 1타점 쐐기 적시타를 뽑아냈다. NC는 이후에도 5회에만 5점을 추가해 승기를 굳혔고 결국 이겼다. 이호준은 "계속 포크볼을 노리고 쳤는데 타이밍을 맞히기가 쉽지 않았다. 밀려들어오는 포크볼이 올 거라 예상했는데 떨어져서 왔다. 가볍게 맞췄는데 중심에 맞아서 다행이었다. 이런 게 노련미 아니겠나”라고 웃었다.
이호준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7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리며 베테랑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두산은) 가을마다 만나서 낯설지가 않다. 9회말 2사 후에 손시헌이 다가와 선수들에게 '더 편하게 하자'고 이야기하겠다 말하더라. 우리 선수들이 두산에 위축되고, 부담도 많이 가질 것 같아 걱정이 된다"면서도 "고참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