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2008년 FC 서울로 이적한 뒤 K리그 전설적 공격수로 성장했다. 2014, 2015년 중국 슈퍼리그로 잠시 떠나 있는 것을 제외하고 K리그에서 총 9시즌, 299경기를 뛰었다.
데얀이 299경기 동안 보여준 활약은 K리그 역대 최고라 할 수 있다. 한 시즌 최다골(31골)·최초 3년 연속 득점왕·최단 기간 100골 돌파(173경기) 등 K리그 득점 역사는 곧 데얀으로 통했다.
이와 함께 300경기 출전도 위대한 기록이다. 귀화한 선수를 제외하고 외인 최초로 300경기를 돌파하기 때문이다. 꾸준함의 대명사, 그리고 K리그와 서울에 대한 강한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영광이다.
운명의 장난일까. 데얀의 300경기 출전 무대는 서울의 최대 라이벌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다. 서울은 오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과 스플릿 2라운드를 펼친다.
데얀은 자신의 300경기 출전을 자축하기 위한 '2가지 선물'을 준비했다.
슈퍼매치의 사나이
부진으로부터 탈출이다. 최근 데얀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성기 시절 폭발적인 모습이 없어졌다는 평가다. 서울 주전 자리에서 밀리는 상황도 벌어졌다. 노장으로 접어든 나이와 함께 한 물 간 공격수로 평가절하 당하기도 했다. 9경기 째 득점도 하지 못했다. 데얀이 슈퍼매치에서 부활을 선포하려 한다. 데얀은 큰 경기에 강했다. 특히 슈퍼매치에 강했다.
현재 리그컵, FA컵 등을 제외한 리그에서 벌어진 슈퍼매치만 따지면 데얀은 득점 공동 1위다. 그는 박건하(46), 정조국(33·강원 FC) 등과 함께 6골을 넣고 있다. 이번 슈퍼매치에서 데얀이 득점에 성공한다면 슈퍼매치 최다골 주인공으로 등극할 수 있다.
또 올 시즌 득점왕 경쟁도 뜨거워진다. 데얀은 현재 16골로 공동 3위다. 1위 조나탄(27·수원 삼성) 20골과 2위 양동현(31·포항 스틸러스) 18골을 추격할 수 있는 기회다.
슈퍼매치에서 데얀의 골은 K리그 득점 전설이 건재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ACL은 운명
두 번째 선물은 서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다. 서울은 현재 승점 54점으로 5위다. 4위 수원(승점 56점)과 2점차다. 수원에 승리한다면 자리를 바꿀 수 있다. 다음 시즌 ACL 출전권은 리그 3위까지 주어진다. 3위 울산 현대(승점 59점) 자리를 뺏는 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FA컵 변수를 고려한다면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FA컵 우승팀도 ACL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울산이 결승에 올라 있고, 수원은 4강에 진출했다. 우승팀에 따라 리그 4위에게도 ACL 출전권이 허락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서울은 2013년부터 5년 연속 진출한 ACL 단골팀이다. 서울이 ACL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서울의 추락을 인정하는 증표와 같다.
데얀이 모든 것을 걸고 서울을 아시아무대로 끌고나가려는 이유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헌신과 투지의 아이콘이다. 올 시즌도 달라질 것은 없다. 서울의 최우선 목표를 위해 전진하고 있다. 데얀은 항상 "서울의 ACL 진출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의지를 다져왔다. ACL의 꿈에 한 발 다가가기 위해서 우선 수원부터 잡아야 한다. 데얀이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