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수뇌부와 핵심 인사들은 오랜 기간 KFA와 함께하고 있다. KFA 내부 직책만 가끔씩 바뀔 뿐,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누릴 건 다 누린다. 많은 축구팬들이 이런 KFA의 회전문 인사를 비판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을까. 간단하다. KFA가 오랜 기간 핵심 인사들에게만 특권을 몰아줬다. 이들은 신선한 인물의 진입을 막았다. 핵심 인사들의 공통점은 뭘까. KFA 최고 권력자 '현대가'의 말을 잘 따른다는 점이다. KFA 내부에 '예스맨'만 있다는 목소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축구 발전에 헌신할 마음이 있어도 '현대가'에 반기를 들고, 다른 철학과 정책을 가지고 있다면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런 지적에 정몽규 KFA 회장은 직접 '인적 쇄신'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집행부를 비롯해 전반적인 세대교체를 진행할 것이다. 협회 조직도 개편할 것이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정 회장은 "젊고 유능한 인재가 협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도자와 직원 등 새로운 인재를 계속 발굴할 것"이라며 "협회를 젊고 활동적이게 만들어 축구인들, 팬들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인적 쇄신 시기 그리고 구체적인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시기에 대해 "이른 시간 내에 발표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방식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울리 슈틸리케(63) 감독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용수(58) 기술위원장이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 회장은 "여러 가지 부분들을 다 고려해서 조만간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거스 히딩크(71) 감독 논란에 휘말린 김호곤(66)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좋은 방법을 찾겠다. (기술위원회를 김 위원장 체제로 갈 건지, 다른 체제로 갈 건지) 두 가지 장단점을 파악해 이른 시일 안에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기껏 기자회견을 마련해 놓고 다시 뒤로 미룬 셈이다.
최근 임직원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지난달 14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 추진비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조중연(71) 전 회장 등 KFA 임직원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정 회장은 "그동안 협회 인사를 하기가 어려웠다.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가 있는지 경찰과 검찰에 요구를 했지만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그것을 기다리다 보니 조직 개편이 늦어졌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