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법정'은 노는 내내 불편하다. 여성아동성범죄를 다루다보니 어쩔 수 없는 노릇. 불편하지만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가졌다. 좋은 다큐멘터리 한 편을 연상케 한다.
23일 방송된 KBS 2TV '마녀의 법정'에서는 성범죄의 낮은 형량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마치 조두순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초범이라는 이유로 아동을 성폭행하고 5년 형을 받고 출소해 같은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붓아버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마녀의 법정'이 던진 메시지에 네티즌들은 분노를 참지 못 했다.
이와 관련해 24일 '마녀의 법정' 지병현 CP는 "'마녀의 법정' 기획 취지가 잘 통한 것 같다. 성범죄의 종류부터 형량까지 환기 시키려고 했다. 꼭 다큐멘터리가 아니어도 드라마로도 편하게 전달이 가능하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조두순 사건을 연상케 하는 사건에 대해 "조두순 사건을 의도한 건 아니다. 조두순 사건 뿐만아니라 뉴스에서 다반사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나. 일반인 상식으로 이해안되는 부분을 다루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1회부터 동성애·여성 성폭행·성범죄 형량 등 단어로만 보면 꽤 자극적인 소재들의 연속이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진정성에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녀의 법정'은 탄탄한 내용 구성으로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 CP는 "자극적이지 않게 담기 위해 가장 신경 쓰고 있다. 성범죄를 사회적으로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칫 자극적인 소재로 눈길 끌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을 들을까봐 걱정했다. 진정성이 변질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다행히 작가님이 정말 많이 준비를 해 완성도가 높은 이야기를 완성했고, 연기자들이 연기를 잘 해주고 있다. 스태프도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다.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다"며 "무거운 드라마에 마이듬이라는 밝은 캐릭터를 넣어 더욱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마녀의 법정'은 여성가족부에서 다양한 성범죄 케이스와 장소 등을 지원 받고 있다. 그만큼 철저한 조사 끝에 방송 중인 드라마다. 그 결과 월화극 새 왕좌 자리를 거머쥐었다. 시청률 두자릿수도 돌파했다. 지 CP는 "기획의도와 맞는 반응을 얻어 기쁜데 시청률까지 좋게 나와 더 기쁘다. 현장 분위도 원래 좋았지만 더 좋아졌다"며 웃음을 보였다.
앞으로 '마녀의 법정'은 정려원(마이듬)의 어머니 사건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로 인해 정려원의 성장에도 관전 포인트가 있다. 지 CP는 "사람의 본질은 어디 가지 않는다. 마이듬이 개과천선하는 일은 없을 거다. 어머님 사건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뻗어나갈 예정"이라며 드라마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