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마왕' 故신해철 3주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고인에 대한 짙은 그리움은 추모식을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로 모여들고 있다. 슬프게만 그를 추억하지 않았으면 하는 유족의 마음이 곳곳에 묻어난다.
27일 고인의 3주기를 추모하며 당일 오후 1시 30분부터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신해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관하는 추모식이 열린다. 팬클럽 철기군의 주관으로 진행되는 추모식에는 유가족, 넥스트 멤버와 팬들이 참석한다.
식전에는 퍼플리본 달기 등 팬들이 그를 추억하는 행사로 진행된다. 추모식은 가족들만 참석하는 기제사 예식, 추모곡 '민물장어의 꿈' 합창, 헌화식 등으로 구성됐다.
신해철 안치단도 소개할 예정이다. "빛이 나는 눈동자가 있어서 우리를 보고 지켜주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바람을 넣었고, 딸 신지유양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꾸며졌다. 생전 고인이 아낀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 노랫말도 새겼다. 그를 그리워하는 모두에게 그의 마음이 닿길 바라는 유족의 뜻이다.
3주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 콘서트도 준비됐다. 11월 19일 열리는 고 신해철 3주기 콘서트는 '마왕의 귀환'이라는 콘셉트로 추모를 넘은 축제의 현장으로 준비하고 있다. KB증권의 협찬으로 고 신해철을 최첨단 홀로그램으로 복원하여 마치 실사가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구현한다. 홀로그램으로 탄생한 고인과 전설의 록밴드들의 무대가 어우러질 전망이다. 고인의 시그니처 밴드 넥스트(이현섭·김세황·지현수·제이드·신지)와 16년만에 원년멤버로 뭉친 이브(김세헌 G.고릴라·김건·박웅)를 비롯해 가수 이정·서문탁·크라잉넛(박윤식·이상면·한경록·이상혁·김인수)가 출연한다.
'신해철거리(경기 성남 분당구 발이봉로 3번길 2, 수내동. 약160m 구간)'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2014년 한 시민이 SNS에 올린 아이디어로 시작된 신해철거리 조성사업은 유족과 지역주민, 행정기관이 함께 고민해왔다. 성남시는 지난 2016년 5월 기본 및 실시설계를 하고 '신해철거리 조성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올해 5월 착공에 들어가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신해철거리에는 고인을 추억하고 함께 앉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동상과 거리를 나타내는 상징게이트가 들어선다. 팬들이 남긴 추모글과 고인의 어록 등을 담은 추모블럭도 설치된다. 생전에 음악작업실로 사용하던 지하실은 최소한의 리모델링을 거쳐 유품과 함께 시민들에게 개방키로 했다. 관계자는 "개방 시간이나 자세한 유품 공개 범위 등은 완공 이후에 시와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남시는 "주변이 주택가와 인접해 있는 특성 상 소음이 발생하는 행사나 공연은 최소화하고 사람 중심의 거리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 2014년 10월 17일 S병원에서 장 협착 수술(위장관유착박리술)을 받은 후 심각한 통증을 호소해 21일 입원했다가 22일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이후 서울 아산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지난 27일 오후 8시19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별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S병원장이 수술한 이후 고인의 소장에 구멍이 나면서 염증이 발생했고, 이 염증이 퍼지면서 사망하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S병원장은 지난 2015년 8월 26일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유족 측은 양형부당으로 항고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