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는 여느 드라마서 볼 수 없었던 대화가 신선했다. 양세종(온정선)과 서현진(이현수)은 이런 대화를 나눴다.
"왜 자기가 화내요?" "자기니까 화내죠!" "이건 또 무슨 논리에요? 이 자기는 그 자기가 아니에요" "이 자기는 그 자기가 아니면 이 자기는 뭡니까?" "2인칭 대명사 당신, YOU! 남자 여자 연인 사이에서 부르는 자기가 아니라고요" "나도 2인칭 대명사 YOU 자기였습니다" "왜 그래요 진짜? 왜 만나자마자 화내요. 왜 놀려요?" "나는 진짜 반갑고 좋아서 안길뻔했어요"
'자기' 하나로 저런 상황을 만든 하명희 작가가 대단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5년만에 두 사람의 재회 속에도 또 '자기'를 두고 싸운다. "자기라 그러지마 친한 것 같잖아" "이 자기는 그 자기가 아니야" "이 자기는 그 자기가 아니면 뭐야? "2인칭 대명사 당신, YOU"라고.
슬슬 회를 거듭할수록 주는 건 짜증. 영상이 아닌 육성만 듣는다면 고개를 가로 젓게 만든다. 만담도 아닌 남녀주인공들의 핑퐁 말싸움은 '이제 그만'을 외치고 싶을 정도다.
지난 30일 방송에서는 유치한 말싸움이 절정이었다. 양세종과 김재욱(박정우)가 서현진을 두고 싸우는 삼각구도부터 이미 바라는 그림은 아니었다. 다음 대사는 더 가관이다.
"싫다는 여자한테 들이대는거 그만하라고" "아직 싫단 말은 못 들었어. 사랑은 아니라는 말까진 들었다" 이어 "패기도 없어 넌. 분노할땐 분노해야지. 네 여자를 내가 지금 빼앗겠다고 하잖아. 주먹이 힘에 들어갔으면 휘둘러야지"라고 김재욱은 계속해서 양세종을 건드린다.
말싸움과 함께 김재욱의 캐릭터는 너무 변질됐다. 양세종과 서현진, 우정과 사랑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시청자들로부터 '불쌍한 박대표'라는 소리를 들었던 캐릭터다. 지금은 스토커가 돼 버렸다. 상대에게 깐죽거리는 말투는 너무 와 버렸다.
시청자도 돌아섰다. 한때 두 자릿수를 넘으며 동시간대 1위를 유지했지만 경쟁작에게 밀려 지금은 6~7%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아직 종영까진 16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