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럽 원정 2연전을 마치고 돌아온 신태용(47) 감독이 11월 A매치 평가전 상대를 두고 한 말이다. 부임 이후 아직 승리가 없는 신 감독이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1년도 남지 않은 만큼 강한 상대와 맞붙어 깨지면서 배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약한 팀을 상대로 어설프게 '체면치레'격 승리를 바라진 않겠다는 뜻도 읽을 수 있다.
신 감독의 소망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콜롬비아, 그리고 38위 세르비아와 맞대결에서 이뤄지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1월 A매치 기간 동안 대표팀이 10일 콜롬비아와 수원에서, 14일 세르비아와 울산에서 각각 평가전을 치른다고 밝혔다. 두 팀 모두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만큼, 신태용호에는 최적의 파트너가 아닐 수 없다.
더 반가운 것은 이들이 한국과 경기에 100% 전력을 가동할 확률이 높다는 점. 콜롬비아와 세르비아 모두 이번 A매치 기간 동안 한국과 중국을 상대한다. 두 팀 중 먼저 원정 명단을 발표한 팀은 세르비아. 세르비아 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이번 아시아 원정 평가전에 나설 24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에는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33·제니트) 네마냐 마티치(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산다르 콜라로프(32·AS로마) 등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세르비아를 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다. FIFA 랭킹이나 아시아 원정 평가전임을 고려하면 주축 전력을 아껴둘 수도 있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세르비아는 명단의 대부분을 주전 선수로 꾸렸다. 유럽예선에서 아일랜드, 웨일즈, 오스트리아 등과 함께 D조에 편성됐던 세르비아는 6승3무1패(승점21)의 성적으로 여유롭게 조 1위를 차지해 본선 티켓을 거머쥔 팀이다. 한국 입장에선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닌 셈이다. 더구나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감독까지 교체됐다. 월드컵 준비를 위해 '진검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콜롬비아 역시 한국전에 정예 멤버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콜롬비아 스포츠 매체 'as 콜롬비아'는 "호세 페케르만(68) 감독이 이끄는 콜롬비아 대표팀이 오는 10일 한국전과 14일 중국전에 하메스 로드리게스(26·바이에른 뮌헨) 후안 콰드라도(29·유벤투스) 카를로스 산체스(31·피오렌티나) 등을 소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들 외에도 콜롬비아 대표팀에서 주전을 맡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 원정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이들이 정예 멤버를 꾸리는 이유는 하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평가전 하나 하나가 본선을 준비하기 위한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강팀을 불러들여 대결하는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상 포트4에 속한 한국은 본선 조 추첨에서 남미와 유럽팀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 콜롬비아-세르비아전은 플레이 스타일을 익히고 공수 양면으로 보완점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