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선'이 골육종을 이겨낸 하지원과 강민혁의 사랑이 이뤄지며 해피엔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초반 간호사 비하로 시끄러웠던 이 작품은 잡음이 이어졌다. 막판 종영 하루를 앞두고 여주인공이 암까지 걸리는 다소 엉성한 스토리 전개로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2일 종영된 MBC 수목극 '병원선'은 여타 드라마와 차별화된 의학 드라마라는 점을 강조하며 첫 시작을 알렸다. 지금까지 한 번도 드라마에서 다뤘던 적 없는 병원선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기에 어떠한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아냈던 터.
하지만 뚜껑을 열자 실망감을 안겼다. 간호사들은 첫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했다. 치마를 입고 나오는 간호사가 현실적이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응급상황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상황 속 치마를 입고 예쁨을 강조한 캐릭터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제작사 측은 이를 수용해 수정했다. 도끼 등을 이용한 과한 설정도 지적을 받았다.
총파업 영향으로 방송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5회 방송 후 중간에 광고가 1분 정도 나오다가 6회로 넘어가야 했지만, 10여 분 동안 공익방송이 이어졌다. 방송을 시청자든 시청자들은 황당함을 지우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건 스토리 전개였다. '병원선'이 아니라 '갑작선'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급진전된 사각관계가 웃음을 안겼다. 앞뒤 전개 없이 갑작스럽게 펼쳐진 하지원, 강민혁 키스신에 이어 강민혁(곽현)을 잊지 못하고 찾아온 전 여자친구 왕지원(영은)에 이어 하지원에 반한 이서원(김재결)의 거침없는 선전포고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여기에 종영 당일 암에 걸린 하지원의 모습이 그려져 대체 왜 여주인공이 갑자기 암에 걸린 것인지 의아함을 자아냈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 암을 극복하고 다시금 병원선으로 돌아온 모습을 그리기 위함이었다고 하더라도 '굳이 마지막을 앞두고 저렇게 스토리를 이끌어갔어야 했나'라는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하지원이라는 배우를 잘 활용해 수목극 1위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그것이 다였다. 스토리나 의학 드라마의 가치로 평가했을 땐 아쉬움이 더 큰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