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존재감을 드러낸 젊은 거포가 유독 많았다. 2018년은 이들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유망주' 딱지를 떼어낸 거포가 수두룩하다. 대표 선수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아론 저지(25)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284·52홈런·114타점을 기록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는 타격감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8월엔 타율 0.185·3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첫 슬럼프를 잘 이겨냈다. 9월 한 달 동안 타율 0.3111·5홈런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양키스의 신인 선수 홈런 기록도 다수 새로 썼다.
LA 다저스도 새 4번 타자를 얻었다. 베테랑 아드리안 곤잘레스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을 틈타 콜업된 코디 벨린저(22)가 그 주인공. 올해 데뷔한 '순수 신인'이다. 다섯 번째 출전이던 4월 30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전에서 홈런 2개를 쏘아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기회를 이어간 벨린저의 페이스는 더 좋아졌다. 5월에는 9홈런, 6월에는 13홈런을 기록했다. 곤잘레스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도 자리를 보존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67·39홈런. 내셔널리그 신인 타자 최다 홈런(39개)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며 화려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두 선수는 나란히 포스트시즌도 경험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침묵하던 저지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타격감이 살아났다. 팀 공격에 보탬이 됐다. 벨린저도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삼진(28개) 삼진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지만 월드시리즌 3, 4차전에선 제 몫을 해냈다. 큰 무대에 나선 경험은 다음 시즌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지와 벨린저엔 가렸지만 '유망주' 딱지를 떼어낸 신인급 선수가 또 있다. 오클랜드 맷 올슨(23)이 주목된다. 주전 1루수던 욘더 알론소가 시애틀로 트레이드된 뒤 출전 기회가 늘었다. 그리고 잠재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 59경기에 출전해 홈런 24개를 때려냈다. 생산 페이스가 빠르다. 그는 9월 20일 자신의 시즌 23호 홈런을 때려냈다. 구단 역사상 66경기(2016년 출전한 11경기 포함)에서 23홈런을 때려낸 첫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22개)은 '홈런왕' 출신 마크 맥과이어 갖고 있었다. 9월 16일 필라델피아전부터 5경기 연속 홈런을 치기도 했다. 오클랜드 신인 선수 연속 경기 홈런 신기록이다.
내셔널리그에도 '신성 거포' 후발 주자가 있다. 필라델피아 리스 호스킨스(24)다. 빅리그 데뷔 다섯 번째 출장이던 8월 15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멀티 홈런을 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데뷔 첫 16경기에서 9홈런을 기록한 역대 최초 선수가 됐다. 9월 15일엔 데뷔 34번째 경기에서 18번 째 홈런을 쏘아올렸다. 역시 최초 기록이다. 타점 기록도 주목된다. 데뷔 41경기 만에 45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설 조 디마지오(1936년 43경기)와 테드 윌리암스(1939년 44경기)보다 빠른 페이스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59·18홈런·48타점. 수준급 유망주가 많은 필라델피아에서도 4번 타자를 꿰찼다.
네 선수가 같은 출발 선상에서 레이스를 펼쳤다면 신인왕 판도는 예측이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2018시즌 홈런 레이스가 기대된다.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59개)를 차지한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주자로도 꼽힌다.
공통 과제도 있다. 네 선수 모두 2할 대 타율에 그쳤다. 2016년 내셔널리그 홈런왕 크리스 카터는 41홈런을 기록하고도 낮은 타율 (0.222) 탓에 방출 당했다. 정교한 타격 능력을 겸비해야 자리 보존이 가능하다. 네 선수의 '2년 차 징크스' 극복기도 관심이 모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