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가 끝난 KBO리그는 이제 스토브리그에 돌입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4일 FA 자격을 얻은 선수를 공시했고 선수는 6일까지 원소속팀에 신청 여부를 전한다. 7일 재공시가 이뤄지면 8일부터 계약을 하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1-3위에 오른 KIA, 두산, 롯데는 셈법이 복잡하다. 이탈하면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수들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다. 전력 보존을 좌우할 변수다. 고액 몸값을 감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 순리만 좇기 어렵다.
KIA는 베테랑 투수 임창용과 외야수 김주찬이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김주찬은 시즌 초반 1할 대 타율에 그쳤다. 하지만 이내 제 페이스를 찾았고 3할(0.309) 타율로 시즌을 마쳤다.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내구성도 극복했다. 최근 2년(2016-2017년) 동안 모두 규정 타석을 넘어섰다. 올 시즌은 주장을 맡아 책임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즌 초반 부진은 '완장'의 무게감 탓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IA는 신구조화가 두드러지는 팀이다.
임창용도 불펜 핵심 선수다. 40세를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허리진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현재 KIA의 불펜 전력을 감안하면 고심은 더 커진다. 장기 레이스에선 취약점으로 지적됐다. 김윤동, 심동섭 등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있지만 대체 선수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두산은 김현수가 변수다. 지난 2녀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뛴 그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내 복귀 가능성도 있다. 김현수는 미국 진출 전 "두산이 아닌 다른 팀으로 가는 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애정을 전했다.
원소속팀 두산은 주전 우익수 민병헌과의 협상도 앞두고 있다. 민병헌은 손아섭, 강민호와 함께 4일 공시된 FA 선수 가운데 최대어로 평가된다. 최근 3년 동안 '강팀' 두산을 만든 주축 선수다.
두 선수 모두 외야수다. 두산은 백업 선수마저 풍부한 팀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정수빈도 있다. 천문학적인 투자 금액, 팀 내 포지션 정리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하면 한 선수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문제다.
롯데는 손아섭과 강민호가 자격을 얻는다. 공격력과 수비력 보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들이다.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진출설까지 나왔다. 강민호는 대체 선수가 없다. 백업 포수층은 헐겁다. 롯데는 정규시즌에서도 수차례 강민호의 부재를 절감했다.
롯데는 일단 두 선수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전력 보존 측면도 중요하지만 프팬차이즈 선수들을 다른 팀에 빼앗기면 팬들의 비난이 커진다. 최근 몇 년 동안 FA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한 상황. 의지대로 협상이 풀리긴 어려워보인다.
KIA는 8년 만에 통합 우승을 했다. 롯데는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만든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이 이탈하면 타격이 크다. 통합우승을 내준 두산도 전력 재정비로 탈환을 노려야 한다.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3팀도 스토브리그는 난항이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