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대규모 조세회피처 자료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등 각국 정치인과 다국적기업이 대거 포함됐으며 연루된 한국인은 2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ICIJ는 6일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영국령 버뮤다의 로펌 '애플비'의 1950∼2016년 기록을 담은 내부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애플비는 버뮤다에 있는 본사 이외에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세이셸 등 주요 조세회피처 11곳에 지사를 두고 페이퍼컴퍼니 설립 등으로 조세 회피·재산 은닉을 지원해 왔다.
이 자료에 공개된 조세회피처 설립 서류에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은 197명이었으며 한국인이 조세회피처에 세운 법인은 90곳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코스닥 상장기업 등 중견 업체부터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과 대기업 등도 포함됐다.
이번 자료 분석에 참여한 국내 인터넷언론 뉴스타파에 따르면 현대상사는 2006년 버뮤다에 '현대 예멘 LNG'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이 회사에 자사가 보유한 예멘 LNG 지분 5.88%를 모두 넘겼다. 이후 현대상사는 이 페이퍼컴퍼니의 지분 48%를 한국가스공사에 넘기는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외에 효성그룹이 지난 2006년 케이맨 제도에 '효성 파워 홀딩스' 관련 거래를 한 내용도 드러났다.
이에 한국가스공사와 현대상사는 "이중과세를 피하려던 것", 효성은 "중국의 변압기 공장을 인수하려던 것"이라고 각각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