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현지에 모조품을 모니터링하는 전담 부서를 마련해 노력하고 있고, 중국 공안 역시 위조품을 만든 업자들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등 가짜 상품을 근절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코트라와 특허청은 최근 '중국 위조상품 유통분석' 화장품 편을 발표하고 위조 한국 화장품 사례와 주요 제조 도시, 형사처벌 사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기업의 화장품을 위조해 생산, 판매하다가 실형을 받고 공개된 사건의 상당수가 라네즈와 설화수, 아이오페 등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례로 2014년 중국 광동성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효자 상품'으로 불리는 라네즈와 아이오페의 '에어쿠션'을 유통한 일당 두 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자신들의 영업장에 공구를 갖춰 놓고 에어쿠션 수천 상자를 직접 생산하고 판매했다. 중국 공안은 이들에게 징역 6~8개월을 선고하고 벌금 1만 위안(약 175만원)을 선고했다.
이 정도는 약과다. 아예 가짜 홈페이지를 만들어 위조 화장품을 판매했던 사례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월에 중국 후난성 창사 중급인민법원에 가짜 라네즈 판매 사이트에 대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이트는 라네즈 공식 홈페이지와 비슷한 도메인을 앞세운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소비자를 현혹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곳에서 팔린 상품들이 합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보고 상표권을 보호하기 위한 소송을 진행했고, 현재 최종 판결만 기다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에서 우리 화장품의 인기가 워낙 좋다 보니 모조품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가짜 상품을 감시하는 담당자들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고, 중국 공안의 공조와 도움을 받아 판매 중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가품 판매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를 베낀 '설안수' 등의 위조품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불황' 속에서 3분기 실적이 악화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에서 활개 치는 가짜 화장품 유통이 반갑지 않은 이유다.
이 관계자는 "판매량보다 걱정되는 건 부작용이다. 화장품 케이스는 비슷하더라도 안에 있는 내용물의 수준은 현격히 차이가 난다"며 "속아서 위조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부작용을 겪으면 우리 화장품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동안 열심히 쌓아 온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