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총파업이 종료됐다. 일부 지부에서는 파업을 이어 가는 곳이 있지만, 서울에선 파업 종료를 선언, 노조원들이 현업으로 돌아간다.
지난 9월 4일 총파업을 시작한 지 73일째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5년 만에 재개된 이번 파업은 성공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제8차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임시 이사회에서 찬성 5표로 김장겸 MBC 사장의 해임안이 가결됐고 이어진 주주총회에서도 해임이 확정됐다.
한층 더 단단한 결속력을 보인 결과였다. MBC 내부 블랙리스트 안건이 공개되며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뒤 시사 보도 프로그램·예능 프로그램 노조원들이 적극적으로 파업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잇따라 결방됐다. 드라마 부문도 릴레이 결방으로 파업에 동참했다. 강도 높은 노조원들의 파업 참여로 총파업 73일 만에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MBC 예능국은 파업 종료와 함께 순차적으로 안방극장에 컴백한다. 이는 기존 대부분 예능 프로그램들의 녹화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복귀 첫 주자는 '라디오스타'다. '라디오스타'는 15일 방송 재개를 시작으로 이번 주 모두 정상 가동된다. '나 혼자 산다'는 17일, '세모방'은 18일, '일밤'과 '섹션TV 연예통신'은 19일 정상적으로 전파를 탄다. 이번 주 방송 재개가 무리라고 판단한 '무한도전'과 '쇼! 음악중심'은 내주에 방송을 시작한다. 다만 '발칙한 동거-빈방 있음'의 경우 기존에 방송되던 시간대에 '보그맘'이 방송되고 있어 해당 방송의 종영 이후인 12월 8일부터 방송이 재개된다.
김연국 노조 위원장은 "많은 시청자가 MBC에 실망하고 마음이 떠났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시 공영방송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채찍질해 주셔서 감사하다. 촛불의 힘을 보여 준 국민의 힘이었다. 어떠한 권력에도 눈치 보지 않고 방송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이어 73일 만이 아니라 2781일간의 투쟁 끝에 거둬 낸 값진 승리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간 지치는 일도 많았지만, 촛불을 다시 들어 준 시민들이 힘을 줬다. 용기를 얻어 다시금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 파업의 승리는 MBC 구성원들뿐 아니라 시청자의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MBC 노조원들의 파업이 끝난 것은 아니다. 대전지부 이한신 지부장은 "파업을 잠정 중단했지만, 대전지부는 파업을 이어간다. 그리고 전 지부의 보도 부문에서는 뉴스와 보도 프로그램의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의했다"면서 "김장겸 사장은 해임됐지만, 지부의 사장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정상화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