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우승팀과 순위가 모두 정해졌지만 K리그는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수상' 전쟁이 남아 있다. 20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2017 대상 시상식'이 열린다.
시상식의 꽃은 'MVP'다. 1983년에 출범한 K리그는 지난 시즌까지 총 34명의 MVP를 배출했다. MVP는 그해 K리그의 '아이콘'이었다. MVP들은 K리그 슈퍼스타로 위용을 누렸다. 34년 동안 MVP는 어떤 선수가 수상했고, 어떤 활약을 했는지 K리그 MVP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공격수 16회 수상
MVP를 가장 많이 품은 포지션은 공격수였다.
1983년부터 초반 5년까지는 미드필더가 MVP를 독식했다. 초대 MVP 박성화를 비롯해 박창선·한문배·이흥실·정해원까지 모두 포지션은 미드필더였다. 1988년 박경훈이 수비수로서 처음 MVP 영광을 품었다. 공격수로는 1989년 노수진이 가장 먼저 MVP에 등극했다. 2000년 후반기엔 공격수 전성시대였다. 2009년 이동국이 MVP를 수상한 뒤 2016년 정조국까지 8년 연속 공격수들이 다른 포지션에 MVP를 양보하지 않았다.
공격수가 총 16번 MVP에 올랐고, 미드필더는 13번 수상했다. 수비수는 4명이다. 골키퍼로서는 2008년 이운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MVP를 차지했다.
우승팀 MVP 배출 30번
K리그 우승팀에서 K리그 MVP가 탄생한다는 것은 공식이었다. 34시즌 동안 30번 우승팀에서 MVP가 등장했다.
1983년을 시작으로 16시즌이 지난 1998년까지 MVP는 100% 우승팀에서 나왔다. 1999년에 이 공식이 깨졌다. 주인공은 '테리우스' 안정환. 그해 대우 로얄즈는 수원 삼성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화려한 외모와 폭발적인 골결정력으로 K리그를 지배했던 안정환에게 MVP가 돌아갔다. 안정환은 K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안정환이 최초로 공식을 깬 뒤 3번의 예외가 더 나왔다. 2010년에 준우승팀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김은중이 MVP를 수상했다. 2013년에도 우승팀은 포항 스틸러스였지만 MVP는 준우승팀 울산 현대 김신욱의 품에 안겼다. 2016년에는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아닌 팀에서 최초의 MVP가 탄생했다. 광주 FC는 리그 8위에 그쳤다. 하지만 MVP는 득점왕 정조국을 외면하지 않았다.
성남 일화, 7회로 최다 배출
가장 많은 MVP를 배출한 팀은 어디일까.
역시나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성남 일화(현 성남 FC)다. 성남은 K리그 7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 클럽으로 기록돼 있다. 우승한 횟수만큼 MVP도 7번 탄생시켰다. 1993년 이상윤을 시작으로 1994년 고정운, 1995년 신태용이 MVP를 수상했다. 2001년 신태용이 K리그 사상 첫 2회 MVP를 거머쥐었다. 이어 2002년 김대의, 2003년 김도훈이 MVP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6년 성남의 마지막 우승 MVP는 김두현이었다.
최다 배출 성남 일화의 마지막 MVP 김두현.연합뉴스
성남에 이어 부산 아이파크가 5번, 서울과 포항 그리고 전북 현대가 각각 4번의 MVP를 배출했다. 전북은 4번의 MVP를 모두 이동국이 차지했다. 이동국은 K리그 개인 최다 MVP 수상자다.
외인 MVP 3번
외인들이 K리그 MVP를 수상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K리그에 도전했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는 단 3명에 불과했다. 최초의 외인 MVP는 2004년 수원을 우승으로 이끈 나드손(브라질)이었다. 이어 2007년 포항 스틸러스를 정상에 올려놓은 따바레즈(브라질)가 수상했다. 브라질이 아닌 유럽 선수 최초로 MVP에 오른 이는 2012년 FC 서울의 전설적 공격수인 데얀(몬테네그로)이었다.
득점왕 MVP는 4번
유독 K리그 득점왕은 MVP와 크게 연이 닿지 않았다. K리그 득점왕이 MVP에 오른 경우는 4차례에 그쳤다.
'폭격기' 김도훈이 2003년에 최초로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라이언킹' 이동국이 2009년 두 번째로 득점왕 MVP에 등극했다. 2012년 데얀에 이어 2016년 정조국이 선배들의 역사를 계승했다.
미드필더 이재성 VS 공격수 조나탄
올 시즌 MVP는 '이파전'이다.
전북을 우승으로 이끈 미드필더 이재성과 득점왕 수원의 조나탄이다. 두 선수의 대결은 미드필더와 공격수의 자존심 대결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재성이 8년 연속 이어진 공격수 MVP의 흐름을 끊을 것인가. 아니면 조나탄이 9년 연속 공격수 MVP로 등극할 것인가. K리그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리그 우승만큼이나 치열하다.
두 선수 모두 MVP를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재성은 "MVP를 수상하게 된다면 가문의 영광이다. 받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조나탄은 "MVP 생각만 해도 기쁘다. 솔직히 말하면 MVP 욕심도 있다. 다른 후보도 훌륭하지만 나 역시 최선을 다했다"며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