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향후 글로벌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KB금융그룹은 20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4층 대강당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윤 회장의 연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윤 회장의 연임 안건은 사전 의결권 주식 수(76.62%) 중 98.85%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의 차기 행장에 허인 내정자가 임명됐다. 찬성률은 사전 의결권 주식 수(76.22%)의 99.85%다. 허 행장의 임기는 21일부터 2020년 3월 제12기 정기 주총일까지로 약 2년 4개월이다.
윤 회장은 앞으로 3년 동안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회장은 이날 주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겠다"며 "국내 리딩그룹을 넘어 아시아 리딩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KB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것이 사실인 만큼 그 격차를 빠르게 줄여 나가겠다"며 "아시아 시장이 글로벌을 이끌어 가는 시장이고 성장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현재 캐피탈과 카드 등이 진출한 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에서 경쟁사보다 빠른 속도로 사업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확대를 위한 추가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전통적인 리테일 부분에서는 과감하게 M&A를 하는 전략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기회가 오면 국내든 해외든 좋은 물건과 가격, 전략이 부합할 때 인수합병을 할 수 있고, 생명보험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 부분을 보강할 생각이다"고 했다.
윤 회장은 노조와 갈등 해소가 숙제로 남았다.
이날 주총에서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KB노조)가 상정한 안건이 모두 찬성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부결됐다.
KB노조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대표이사를 위원회에서 제외하는 안건을 내놨으나 각각 출석 주식 수의 17.73%, 7.61%로 과반을 넘기지 못했다. 이 중 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 건은 KB금융 지분 9.68%를 보유한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표도 받았으나 나머지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주총에서는 노조의 안건에 대해 의견이 다른 주주들 간 고성이 오가며 마찰을 빚었다.
윤 회장은 "노사 문제는 부부 관계와 비슷해 때로는 싸우기도 하지만 회사를 어떻게 잘 만들까 하는 부분에서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며 "현재 잡음이 나오지만 KB노조의 행태에 비춰 볼 때 의견 수렴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노조와 대화로 소통하는 상생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고가 인수 의혹도 아직 말끔히 풀리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KB금융의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고가 인수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윤 회장을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30일과 이달 15일 고발인 조사에 착수했다.
윤 회장은 "인수와 관련해 최종 평가는 시장과 주주들이 하는 것"이라면서 "우선협상자 선정은 내가 오기 전에 이뤄졌고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교섭 과정에서 교착 상태가 있었지만 이를 타개했고 감독 당국에도 충분히 설명했다"며 인수합병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