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1987'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구를 지켜라!' '화이: 괴물을 삼키 아이'의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등이 출연한다.
김윤석은 대공수사처의 실세 박처장을 연기한다. 스물두살 대학생의 죽음을 은폐하는 인물이다. 그는 그 유명한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대사를 말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김윤석은 "그 시대에 대표적 인물, 대공의 이미지를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해야 했다. 그 인물을 통해 권력이 사람들을 어떻게 제어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며 "자료 조사를 많이 했다. 이북 출신, 혈혈단신으로 이남으로 와서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대공처장에 오르기까지 이 사람의 신념이 만들어졌다. 어떻게 보면 시대가 만들어낸 괴물이다"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사건을 은폐하려는 박처장에 맞서는 서울지검 최검사로 분한다. 관객은 정의를 실현하려는 그의 행동과 감정을 따라가며 감정을 이입한다. 하정우는 "사건 은폐에 브레이크를 걸고 세상에 알려지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관객들이 저의 편에 서서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정의 실현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영화의 양 축을 맡은 김윤석과 하정우는 '추격자' '황해'에 이어 이번에도 적대적 구도를 그린다. 하정우는 "세번째 작품에서는는 같은 편에 서서 뭔가를 해결하고 윤석이 형 뒤를 따라가고 싶었다. 이번에도 대결 구도다. 반대 진영에 서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고, 김윤석은 "다음엔 커플로 한 번 출연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해진은 사건의 진실을 담은 결정적 서신을 전달하는 교도관 한병용을 연기한다. 그 시대 보통 사람을 대변하는 입장이다. 조카로 등장하는 김태리와 호흡을 맞춘다. 김태리는 87학번 연희로 분한다. 이희준은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를, 박희순은 김윤석과 함께 대공수사처
이들 외에도 설경구 오달수 조우진 등 충무로 대표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장준환 감독은 "이번 영화를 보시면 다시 놀라실 배우들이 많을 거다. 연출을 자랑할 건 없다. 하지만 배우들의 힘은 장담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특히 이 영화는 광장, 촛불, 정권 교체 등 현 시국과 맞물려 관심을 모은다. 김윤석은 "이 작품을 준비하고 배우들이 모여서 해보자고 했던 시기는 작년 봄이었다. 장미 대선이 결정되기 전에 있었던 일이었고, 순수하게 모여서 이야기했다. 굉장한 매력이 있는 시나리오라서 동참했다"며 "촛불 정권이 바뀌긴 했지만, 이 영화를 개봉할 때쯤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우리도 궁금했다. 이런 일이 있을지 몰랐다.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왔던 이들의 마음과 우리의 마음이 비슷하지 않나 한다"고 이야기했다.
장준환 감독은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1987'은 오는 12월 2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