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드류 허치슨. A구단의 영입 리스트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선수를 둘러싼 루머가 계속되고 있다. 과연 오른손 투수 드류 허치슨(27)이 KBO 리그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투수는 허치슨이다. 지방 A구단 영입 후보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중심으로 한 영입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나고 있다.
경력이 탄탄하다. 2012년 토론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4년부터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2015년엔 R.A. 디키·마크 벌리와 함께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메이저리그 통산(4년) 30승21패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 중인 선발 자원이다. 빅리그 경력만 놓고 봤을 땐 헥터 노에시(KIA 12승31패 평균자책점 5.30) 더스틴 니퍼트(두산 14승16패 평균자책점 5.31)보다 낫다. 패스트볼 구속은 평균 92마일(시속 148km) 안팎을 뿌린다. 변화구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허치슨은 현재 FA(프리에이전트)다. 2017시즌이 끝난 뒤 소속팀 피츠버그에서 웨이버로 공시됐고,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없어 마이너리그 트리플 A행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이를 거부하고 FA 선언을 했다. KBO 리그 구단이 계약을 원할 경우 별도의 바이아웃 금액이 없기 때문에 부담은 크지 않다.
전성기를 보냈던 토론토 시절의 드류 허치슨. 문제는 선수의 의지다. 수도권 B구단의 한 외국인 스카우트는 "현재 외국인 선수 시장에 있는 것은 맞다. 한국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더라. 그런데 한 번 접촉해 본 결과,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결정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더라. 아마도 윈터미팅이 지난 뒤에나 거취가 결정될 것 같다. 괜히 경쟁이 붙어 몸값만 올라갈까 봐 우리 쪽에선 오퍼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윈터미팅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고위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새로운 시즌 전력 구상의 대강이 여기에서 마무리되기도 한다. 새 소속팀을 구하는 선수에겐 마지막 기회의 장이다. 올 시즌에는 12월 11일(한국시간)부터 닷새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다. 허치슨을 둘러싼 이야기는 지난해 KBO 리그 몇몇 구단의 영입 레이더에 포착됐던 로스 뎃와일러와 비슷하다. 국내 구단에선 관심이 있지만 선수 본인이 빅리그 잔류에 미련이 있어 계약에 진척이 없다.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허치슨은 2016년부터 2년 동안 빅리그 등판 기록이 9경기에 불과하다. 올 시즌에는 줄곧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뛰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전체 기록이 하락세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선 딜리버리 조정을 통한 구위 회복을 기대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수도권 C구단의 외국인 스카우트는 "토론토에 있을 때 활약이 좋았다. 2015년과 2016년에 지켜봤던 투수다. 하지만 확 당기는 스타일이 아니었다"며 "릴리스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돼 볼 끝은 괜찮지만 확실한 특징이 없었다. 구위가 특별히 위력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액 연봉도 고려 대상이다. 지난해 연봉이 220만 달러(23억9000만원), 올 시즌엔 230만 달러(25억700만원)였다. KBO 리그가 영입을 하기 위해선 최소 200만 달러(21억8000만원)는 보장해 줘야 가능하다. 지방 D구단의 외국인 스카우트는 "적지 않은 금액을 줘야 할 것"이라고 촌평했다.
정황상 허치슨이 KBO 리그와 계약을 하기 위해선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 최소 윈터미팅이 열리기 전까지는 영입을 완료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른 계약을 이끌어 낸다면 그만큼 거액의 연봉을 보장했을 가능성이 있다. 과연 허치슨은 내년 시즌 KBO 리그 무대에 첫선을 보일 수 있을까. C구단의 외국인 스카우트는 "필요한 구단에선 분명히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커리어가 딱 한국이나 일본에 올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