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올 시즌부터 경륜 선발급 경주 선두유도원의 퇴피시점이 기존의 3주회 4코너에서 4주회 타종선 사이로 늦춰졌다.
특선급, 우수급보다 선두유도원 퇴피시점이 반 바퀴 늦춰진 것으로 전체 시속이 떨어지는 선발급 경기 진행 속도를 개선했다. 그동안 선두유도원이 물러난 뒤에도 결승선까지 두 바퀴의 여유가 있어 경기가 느슨했다. 하지만 선두유도원 퇴피시점이 늦춰져 승부 거리가 짧아졌고, 선수들은 짧아진 승부 거리에 선두유도원 퇴피와 함께 바로 승부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선두유도원 퇴피가 거의 타종시점과 맞물리다 보니 자칫 선두유도원 퇴피시점에 대열 뒤쪽에 자리를 잡은 선수들은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끌려다닐 수 있다.
최근에는 '4번' 선수의 초주선행을 풀어 주는 경우도 빈번해지고 있다. 4번 선수는 경주 시작과 함께 선두유도원 후미에서 퇴피시점까지 선행에 나서야 하는 선수로 다른 선수가 4번 선수의 앞자리를 차지한다면 초주선행 의무는 없어진다.
지난 2주간 선발급에서 나온 이변은 거의 대부분 '4번' 선수의 발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지난 12일 광명 일요 1경주에 출전했던 4번 허은회는 함께 훈련했던 김유신에 의해 초주선행이 풀리자 막판 송곳 추입을 선보이며 우승 후보 이제인을 3착으로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해, 쌍승 14.6배를 연출했다. 이어 3경주 4번 임근태가 대박으로 화답했다. 인기 순위 꼴지로 출전했던 임근태는 초주선행에 그대로 묶여 있었지만 선행에 나선 한정훈에 이어 9기 동기생 이응주를 상대로 막판 추입을 몰아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쌍승 116.9배의 대박이 터졌다. 5경주에서도 4번 조영근이 김민욱의 선행을 추입으로 응수한 이현석을 마크하며 3착, 삼복승 189.9배를 터뜨리는 데 일조했다.
부산에서도 이변 소식을 알려 왔다. 인기 순위 3위로 출전했던 4번 엄재천이 강축으로 나섰던 정찬건의 선행을 젖히기로 우승하며 쌍승 99.2배, 삼복승 120.6배를 연출한 것이다.
44회 차에서도 '4번'의 이변 행진은 이어졌다. 지난 17일 광명 금요 2경주 4번 김기욱의 깜짝 선행 우승을 시작으로 3경주의 4번 설영석 선행 2착(쌍승 22.9배), 4경주의 4번 박효진 선행 2착(29.1배)으로 연속 이변이 나왔다. 급기야 부산 7경주에서는 인기 순위 6위로 출전했던 4번 정성기가 이창운의 선행을 추입까지 연결하며 쌍승 1097.5배, 삼복승 405.3배의 초대박을 일궈 냈다.
'경륜박사' 박진수 팀장은 "선발급은 설령 초주선행에 묶여 있더라도 내선에서 받아 가는 작전을 펼치기 용이하고, 웬만큼 선행력을 갖춘 선수들은 그대로 시속을 올리면서 버티는 경우도 자주 있다"며 "선발급 '4번'은 우수, 특선급과 달리 대박을 부르는 최고의 명당 자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