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종영한 SBS 수목극 '당신이 잠든 사이에' 속 배수지(남홍주)의 아역으로 등장한 신이준(15). 신이준은 극중 배수지의 어린 시절 회상 장면에 등장했다. 극중 소년인줄 착각할 정도로 보이시한 외모. 짧은 머리칼에 푹 눌러쓴 야구모자에 가려진 이목구비를 보고 있자면 실제 얼굴이 궁금했다. 모자를 벗은 신이준은 소녀의 모습이었다.
"드라마 출연 전에 머리칼을 잘라야한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잘라 보고 싶기도 했기에 망설임 없었죠. 작품이 끝나고 난 뒤에도 짧은 게 좋더라고요. 지금은 많이 길었는데 원래 더 짧았어요. 소년으로 봤다면 잘 된 거죠 뭐."
중학교 3학년인 신이준은 아역배우 생활을 해서인지 성숙하다. 인터뷰 자리가 처음이라고 했지만 또래와 달리 말을 조리있게 잘 한다. "그런 말 많이 들어요. 애 같지 않다는 말이요. 특히 어른들이 그런 말을 많이 했어요."
-드라마가 끝났다. "배우가 아닌 시청자로서 너무 재미있게 봤다. 좋은 배우·멋진 제작진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돌아다니면 많이 알아보나. "드라마 속 모습과 갭이 커서인지 아무도 못 알아본다. 단 한 명도 알아본 사람이 없다. 서운한 건 없다.(웃음)"
-'당잠사' 오디션이 기억나나.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 편하게 갔는데 1차를 합격했고 '2차는 힘들겠지'라는 마음으로 또 봤는데 됐다. 믿기지 않았고 너무 놀라웠다."
-오디션에서 무슨 얘기를 들었나. "이미지가 좋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웃음) 또 열심히 하려는 의지도 많이 보였다고 했다. 워낙 큰 오디션이었고 역할도 눈에 띄어 과분했다."
-따로 연기를 배웠나. "정식으로 누군가에게 배운 적은 없다. 엄마와 대사를 맞춰보는게 전부였다. 그래서 더 폭 넓은 연기 연습을 하기 어렵다. 이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할 거 같다."
-감정신이 어려운 캐릭터였다. "부모님을 잃는 감정과 거기서 나오는 슬픔 마음을 끌어내는게 힘들었다. 슬픈 생각을 한다기보다 그 상황에 집중했다. '나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나더라."
-감독이나 작가의 연기 주문이 따로 있었나. "촬영 전 사전 리딩을 자주하며 연기를 맞춰봤다. '여기선 대사가 강했음 좋겠고 저기선 이랬음 좋겠다' 등의 조언을 많이 들었다. 작가님은 '힘든 신이 많았는데 잘해줘서 고맙다'고 해줬다."
-촬영 당시 힘든 점은. "우는 장면이 많았다. 대부분 눈물을 흘려야했고 걔 중엔 비 맞으며 울기도 해야했다. 몇 시간을 계속해서 울다보니 촬영하고 나면 온 몸에 기운이 다 빠진다.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다보니 그 감정을 가지는게 힘들었다."
-연기를 배우지 않았다면 답답할 때도 있을텐데. "영화를 본다. 비슷한 캐릭터나 분위기의 감정선을 맞출 수 있는 작품을 찾아본다."
-일부러 머리칼을 자른건가. "진짜로 자른거다. 처음에 잘랐을 때는 같은 반 남자 애들보다 짧았다. 오디션 볼 때부터 합격하면 머리칼을 잘라야된다는 얘기를 들어 걱정은 없었다. 잘라낸 머리칼이 너무 짧아 제작진이 가발을 건넸다. 드라마 하기 전부터 짧은 헤어를 하고 싶었는데 잘 됐다고 생각했다. 긴 머리칼은 감고 말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짧으니 편하다.(웃음)"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다들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잘해줬고 감정 이입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배수지와 만나는 장면은 없지 않았나. "촬영 때 한 번 만났다. 그 외에는 대본리딩이나 회식에서 만났다. 너무 잘 대해줬다. 아역이라고 더 챙겨줘 감사했다."
-드라마에선 까무잡잡했는데 실제론 엄청 하얗다. "피부가 까맣게 될 때까지 분장했다. 목이랑 손, 얼굴까지 다 칠했다."
-한 두회가 아닌 분량이 많았다. "1·2회 대본만 받았을 때는 이렇게 많이 나오는 줄 몰랐다. 대본을 받아서 보다보니 계속 나오더라.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모르다보니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 늘 긴장됐다."
-'의문의 일승'에도 출연한다고. "정혜성님의 아역으로 나온다. 비주얼은 지금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
-학교 친구들 반응이 궁금하다. "'당잠사'를 많이 봤다. 아무래도 나에 대한 관심보다는 배수지님과 이종석님에 대한 관심이 더 많더라."
-언제 배우를 꿈꿨나. "초등학교 3학년때 흔히 말하는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다. 그렇게 한 두 작품을 촬영했고 지금은 내 의지로 하는게 크다."
-힘들거나 어렵지 않나. "물론 힘들 때도 어려울 때도 있지만 재미있는게 더 크다."
-말을 잘하고 굉장히 성숙하다. "종종 그런 얘기를 듣는다.(웃음) 특히 성인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그런 얘기를 많이 듣는 편이다."
-앞으로도 계속 연기는 할 건가. "재미있다. 명확히 연기한 내 모습을 모니터하게 재미있다. 이번엔 모니터하며 왜 저러지 싶을 때가 많았다. 예쁜 내 모습도 좋지만 못하는 내 모습을 보고 고칠 점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당잠사'를 모니터한 스스로의 평가는. "나에 대한 인기는 체감 못 하는데 주변 친구들이 워낙 많이 봤다. 한동안 학교를 빠졌는데 그때부터 관심을 가졌다. 더욱 얘기를 많이 하더라. 좋게 봤다고 하더라. 드라마 자체는 잘 됐다."
-학교 공부는 잘 하나. "좋아하는 과목은 잘하는 편인다. 일반고등학교를 진학할 예정이다. 병행할 수 있는데 까진 하고 싶다."
-고민이 있나. "연기에 대한 고민이 크다.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고등학교에서 학업까지 병행하면 더 힘들고 결석도 많을텐데 학업이 걱정된다."
-어릴 때도 꿈이 배우였나. "사실 4~5년 정도 피겨 스케이트를 타며 선수를 꿈꿨다. 어렵더라. 그런데 지금보니 연기가 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