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IS] '좋니'에 이어 '좋아'까지'… 윤종신의 '1+1' 스마트한 전략
윤종신의 똑똑한 전략이 통했다.
윤종신이 지난 15일 '월간 윤종신 11월호'로 발매한 '좋아'가 2주째 주요 음원 차트에서 1위 또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좋아'는 '좋니'의 연작 시리즈다. 윤종신의 '좋니'가 연인과 이별한 남자의 감성을 담아낸 노래라면 '좋아'는 여자의 시각에서 가사를 풀어낸 곡이다. '좋니' 속 남자가 사랑했던 여자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현실적인 내용을 담은 가사가 인상적이다. 가창자는 윤종신이 이끄는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를 앞둔 민서다.
'좋니'의 앞선 발매와 흥행이 없었다면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민서의 '좋아'가 이토록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장담하기도 힘들다. '좋니'의 흥행이 있었기에 잇따라 선보인 '좋아'도 흥행이 가능했다.
스트리밍이 급증하는 효과도 톡톡히 봤다. '좋니'는 6월 22일에 발매한 곡. 28일 기준 멜론·벅스·지니·네이버 뮤직·소리바다·엠넷·올레뮤직 등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6월에 발매된 음원 중 톱10에 랭크된 건 '좋니'가 유일하다. '좋니'와 비슷한 시기에 공개돼 장기 흥행한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6월 26일 발매)'와 비교해도 '좋니'는 '좋아' 덕을 제대로 봤다. 가온 차트 집계에 따르면 '좋니'는 10월 22일까지 스트리밍 수가 8684만9438건이었는데 15일 '좋니'를 선보인 기점으로 스트리밍이 가파르게 올라 11월 18일 집계 기준 1억690만1589건을 기록했다. '비도 오고 그래서'의 동일 기간 스트리밍 수가 1093만317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좋니'가 약 2배 많이 늘었다.
윤종신의 전략은 '냉정과 열정 사이' 도서 판매 방식과 비슷하다. '냉정과 열정 사이'는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 작가가 사랑하다가 헤어진 남녀의 시각을 각각 써서 2권으로 출판했다. 남자의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이 똑같은 상황을 두고 여자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하며 책 2권을 동시에 구매했던 것처럼, '좋니'를 들은 리스너들이 '좋아'까지 연쇄적으로 듣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
가요계 관계자는 "'좋니' 원곡의 답가 버전인 '좋아'가 연달아 사랑받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콘텐트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고 가공한 케이스다. 멜로디가 다른 후속곡도 아닌데 남자 버전의 '좋니'를 들은 리스너들이 여자의 답가 버전인 '좋아'까지 즐겨 듣고, 동시에 '좋니'까지 다시 찾아 듣는 현상이 일어난 건 윤종신의 똑똑한 전략이 제대로 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