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의 사내 성폭력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에서도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에서 임원이 여직원을 성희롱했다가 감봉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직원들은 '솜방망이 처분'이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롯데알미늄 임원, 여직원 성희롱 3일 일간스포츠에 들어온 제보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에서 사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7~8월께 롯데알미늄의 모 본부장은 사내에서 2명의 여직원들에게 성적으로 불편한 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0월 피해 여직원들이 회사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11월 해당 본부장에 대해 감봉 3개월 처분이 이뤄졌다.
롯데알미늄 측은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롯데알미늄 관계자는 "내부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것이 맞다"며 "지난 7~8월 롯데알미늄과 롯데기공 내 조직이 바뀌면서 본부장 자리를 새로 맡게 된 임원이 한 말을 직원들이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폭력은 성희롱이나 성추행·성폭행 등을 포괄하는 넓은 개념으로, 성희롱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성적 언동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 관계자는 "듣는 사람에 따라 기분이 나쁠 수 있었던 것이고, 내부에서 조사를 거쳤으며 절차를 거쳐 가장 큰 징계 조치인 감봉 3개월의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최근 롯데알미늄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의 롯데 채널에 올라온 내부 직원들의 비판 댓글.
최근 롯데알미늄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의 롯데 채널에 올라온 내부 직원들의 비판 댓글.
"감봉으로 끝?" 직원들 부글부글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말이 많다. 감봉 처분으로만 끝이 나고 조직 내에서도 문제를 쉬쉬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의 롯데 채널에는 직원들의 비판 목소리가 높다. 한 직원은 '롯데알미늄 문제, 끝까지 해결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고 '윤리경영에서 면담까지 했는데 그냥 묻히는 것인가요. 노조도 있는 회사가 힘이 이렇게 없냐"며 "대표이사가 입이 닳도록 말했던 원스트라이크아웃은 왜 지켜지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이후 롯데알미늄은 최근에서야 고충상담(성희롱) 창구를 신설했다. 성희롱이나 언어폭력·갑질 등을 겪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기 위한 창구를 만들었지만 직원들의 비판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한 직원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은 좋지만 소도둑은 잡아야 한다"며 "이전 문제를 해결해야 (이후에 비슷한 사건이 생기면) 고충상담을 하든, 신고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계열사 직원들도 처분에 대해 비판했다.
롯데쇼핑의 한 직원은 "가해자는 떳떳하고 피해자는 더 피해 입는 상황이 가증스럽다"고 말했고, 다른 직원들도 "신고한들 달라지는 것이 없다" "롯데알미늄 성추행 임원은 아직도 잘 다니고 있냐" 등의 비판을 쏟아 내며 분개했다.
이에 회사 측 관계자는 "처분 수준이 낮다는 비판이 있지만 임원으로서 품위가 손상됐고 승진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징계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충상담 창구 신설에 대해 "이번 사건 때문에 신설한 것은 아니다"며 "지주사에서 그룹 내에 전체적으로 고충상담센터를 설치할 것을 앞서 지시했기 때문에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샘과 현대카드에서 사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으로 공분이 일었다. 가구 업체 한샘에서는 한 여직원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직장 동료들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현대카드에서는 한 위촉계약직 직원이 동료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