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A'가 또 부정투표 논란에 휩싸였다. 매해 불거지는 고질적 문제다. 올해도 비난에서 비껴갈 수 없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까지 문제가 제기되면서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 서버가 한때 다운되면서 접속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게시판에는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폐지"라는 청원과 함께 '투표, 심사에 대한 공정성이 없고 심사위원도 모두 공평하게 뽑지 않았다. 작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폐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4일 오후까지 2만 명 이상이 투표가 심사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글로벌 투표를 진행한 만큼, 외국인들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영어로 폐지를 요구하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MAMA'의 부정투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매년 논란과 해명을 오가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2014~2015년 당시 주최 측은 "IT 전문가들이 수시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한 아이디당 1일 1회만 투표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중복이나 부정 투표가 불가능하다" 등의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2017 MAMA'는 공정성 논란과 더불어 팬덤을 마케팅에 악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팬들에 따르면 시상식 전부터 부정투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상위권 성적에 투표 1위를 차지한 가수에게 왜 상을 수여하지 않았는지 충분한 설명도 없었다.
한 네티즌은 "전 세계 팬덤을 대상으로 시상식 투표를 한 달 이상 진행하며 팬덤의 피로도를 증폭시켰고 암묵적 무제한 투표를 허용하는 등 주최 측에서는 상황을 방조하고 과열되는 양상을 조장하고 있다"며 "홍보를 위해 K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이용한 착취"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무제한 투표, 도가 지나친 유료 투표 권장, 제한 없이 허용하는 충전시스템에 대한 법적 제재를 해 달라"고 강조했다.
올해도 'MAMA'의 해명은 같다. "부정투표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Qoo10'과 'MWAVE'를 통해 국내외 무료 투표를 진행했으며 1IP당 10회 제한을 뒀다. 이상 추이를 보이는 득표 수는 부정투표로 간주하고 삭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 "15개 부문 투표를 완료해야 모든 표가 인정되는데, 일부만 투표한 경우 역시 부정투표로 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스템엔 허점이 있었다. 팬들은 SNS나 메일주소를 무한 생성해 아이디를 만들 수 있고, IP의 경우 장소만 바꿔 다른 인터넷망을 사용하면 무제한 투표가 가능하다며 투표법을 공유했다. 투표 막바지까지 부정투표의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누락됐는지 등을 밝히지 않아 여러 팬덤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팬들은 "매년 하는 시상식에 같은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주최 측이 방관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나눠 주기·참가상에 머물 뿐"이라고 지적했다. 'MAMA'를 주관하는 CJ E&M 측은 "매년 투표 방법을 강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